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죽음이란?/ 청산산인

鶴山 徐 仁 2011. 5. 22. 11:50





 

죽음이란?


죽음이란
놀랍고 놀랍다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는 것처럼


죽을 때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구나


죽음이란
아이러니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도
태연하지 못하고
죽음 앞에서는
누구도
떨지 않는 사람이 없다


죽음은
누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고
죽음이란
누구에게도
선처를 하지 않는다


죽음이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죽음이란
누구를
비켜가지도 않는다


죽음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죽음은
먼저 태어났거나
늦게 태어난 것에
순서를 두지 않는다


이 엄청난 힘 앞에
어느 누구도
이길 장사 없고


이 엄청난 힘 앞에
어느 누구도
버틸 용사도 없다


다만 순응하여
순순히
따르는 자들 밖에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게
인간이고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게
인간이다

이 엄청난 괴력 앞에
인간인 나 또한
아무 대책 없이
차례를 줄 서서 기다릴 수밖에


그게 또한
인간인 나로서의
당연한 과정이고
당연한 결과이며
이생과
저 생의
당연한 인연인 것을


청산산인


鶴山;

 

어제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신 동서 분의 문상을 다녀오고 보니, 다시 한 번 삶과 죽음을 되새겨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