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發) 반정부 시위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북·중 접경도시인 평북 신의주에서 지난 18일쯤 주민 수백 명과 북한 당국이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 같은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폭동진압용 특수기동대를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가 이날 보도했다.
북한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연휴(16~17일)가 끝난 18일 신의주 시장을 단속하던 보안원(경찰)들이 한 상인을 때려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피해자 가족들은 거칠게 항의했고 주변 상인들이 대거 동조하면서 시위로 번졌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시장 단속으로 촉발된 시위에 일반 주민들이 합세할 조짐을 보이자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정원)와 군부대까지 긴급 투입해 시위대를 가혹하게 진압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4~5명이 사망하고 주민 여러 명이 부상당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으나 23일 현재 정확한 주민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신의주 일대에 비상경계 태세가 내려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의주 출신 탈북자는 "지난 15일 이후 신의주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며 "서로 통화하기로 사전에 약속했던 시간에 전화했는데도 (상대방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더라"고 전했다.
내부소식통은 "신의주 시위의 발단은 시장 단속이었지만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생일(16일)을 앞두고 신의주 주민들에게 특별 배급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데일리NK는 중동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북한에서의 이 같은 시위를 막기 위해 폭동진압용 특수기동대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함경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달 초 장군님(김정일) 친필 지시에 따라 각 지역 인민보안국(지방경찰청)마다 100여명 규모의 '폭동진압 특수기동대'를 조직해 (위험인물) 색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친필 지시에서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높은 경각성을 갖고, 어떤 사태에도 즉시 대처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며 "나라의 전 지역에서 좋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면 그 어떤 대상, 지역을 가리지 말고 제때에 무자비하게 소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또 "사람들이 어디서 들었는지 이집트와 리비아의 폭동 소식을 서로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Snapshot] 북한서도 시위 확산~ 주민 수백 명과 북한 당국 충돌
김진명 "김정일 죽으면 중국이 북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