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에밀리 디킨스(미국)

鶴山 徐 仁 2011. 1. 1. 12:56


 
크나큰 고통이 지난 뒤엔 크나큰 고통이 지난 뒤엔, 형식적인 느낌이 오네 - 마치 무덤처럼, 신경들은 엄숙히 가라앉고 - 딱딱한 심장은 질문하네, 바로 그였느냐고, 고통했던 이가, 어제, 아니 수세기 전부터? 발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네 - 땅 위건 공중이건 아니 허무이건 - 멋대로 자란 숲길 돌 같은 수정(水晶)의 만족 - 이것이 최초의 순간 - 기억하고 있으리, 끝내 살았다면, 냉동된 인간처럼, 상기하라 눈(雪)을 - 처음엔 - 오한이 나다가 - 이윽고 황홀 - 그리고 해방이 오는 것을 난 결코 황야를 난 결코 황야를 본적이 없어요, 바다도 본적이 없어요 하지만 알고 있는 걸. 히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또 파도란 어떤 건가도. 난 결코 하느님과도 얘기해 본 적이 없어요, 하늘 나라에 가본 일도 없어요. 하지만 그 위치는 확신하고 있는 걸 이미 그려져 있는 도표처럼. 영혼이란 제 있을 곳을 영혼이란 제 있을 곳을 선택하는 법 그리곤 - 문을 닫아버리지 - 영혼의 그 거룩한 다수에게 - 더이상 선물 따윈 하지 말라 - 냉정히 - 낮은 제 문앞에서 머뭇대며 영혼은 꽃마차를 바라볼 뿐 - 냉정히 - 비록 제왕이 매트 위에 - 무릎 꿇는다 해도 - 한 영혼을 알고 있지 - 그 광대한 나라로부터 선택하라, 하나를 - 그리곤 -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 - 돌처럼 - 내 죽어서 웅웅대는 한마리 파리소릴 내 죽어서 - 웅웅대는 한마리 파리소릴 들었네 - 방안에는 고요 마치 끓어대는 태풍사이 - 허공의 고요와 같이 - 사방에서 눈(眼)들은 - 싸늘하게 비틀어 대며 - 숨결은 죽음의 왕이 지켜볼 마지막 - 찰라를 위해 굳어지며 - 방 안에서 난 내 유물들을 나누어 주었네 - 양도할 내 몫에 싸인하여 - 그러자 거기 날아드는 파리 한 마리 - 우수에 잠겨 - 불확실하게 비틀비틀 웅웅대며 - 빛과 그리고 나 사이에서 - 이윽고 窓은 닫히고 - 이윽고 아무 것도 난 볼 수 없었네 - 추억으로부터 우리 달아날 날개가 있다면 추억으로부터 우리 달아날 날개가 있다면 무수히 날게 되리라 느리디 느린 사물에 익숙해지며 놀란 새들은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는 자들의 움추린 커단 포장마차를 빤히 바라보게 될 것을 내 그대를 데려갈까? 내 그대를 데려갈까? 뽑혀나온 언어에게 시인은 말했네 허나 내 좀더 잘 시험할 때까지 지원자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기를 - 시인은 언어학을 탐구했네 하여 기다리고 있는 그 후보의 말을 부르려할 때 거기 부르지도 않는 자가 찾아왔네 바로 환상의 일부 말은 쓰여지는 것이었네 지명하지도 않은 천사들이 계시한 말이 - 내 죽음 때문에 멈출 수 없기에 내 죽음 때문에 멈출 수 없기에 - 친절하게도 죽음이 날 위해 멈추었네 - 수레는 실었네, 우리들 자신은 물론 - 또 영원을 우린 천천히 나아갔네 - 죽음은 서두르지 않았네 하여 난 죽음에의 예의로 내 고통과 안일도 함께 실어버렸네 - 거기 휴식 시간에 - 둥글게 앉아 아이들이 싸우고 있는 학교를 지나 - 낟알 가득 바라보는 들을 지나 - 석양을 지나 - 아니 그보다 - 죽음이 우릴 지나갔지 - 이 하찮은 것들, 내 가운 - 내 목도리 -오직 얇은 망사베일을 - 이슬은 차디차게 떨며 잡아당겼네 - 우린 머뭇거렸네 - 다만 땅이 좀 솟은 듯한 집 앞에서 - 지붕도 처마장식도 거의 보이지 않았네 - 땅 속에서 - 그때부터 - 수세기는 - 시작되었네 하루보다 짧게 느껴지며 난 첨엔 생각했었지, 말(馬) 머리는 영원을 향해 있다고 - 내 재빠른 귀에 나뭇잎들은 내 재빠른 귀에 나뭇잎들은 - 떨어뜨렸네- 담쟁이 가지들을 -가지들은 종소리 울렸네 하지만 내 숨을 곳을 찾을 순 없었네 자연의 파수꾼들을 피해 - 동굴 속에 숨으려 하면 벽들은 속삭이기 시작했네- 우주란 아마도 갈라진 거대한 한 틈- 결국 난 보이게 되리라고- 에밀리 디킨스(미국)
영문학사상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평가받는 에밀리 디킨슨(1830-1886)은 여러 의미에서 참으로 정열적인 시인이었다. 은둔생활을 지속하면서 가사 일을 끝내고 홀로 자신의 이층 방안에 틀어박혀서 시에 자신을 털어놓았고 자신의 방과 집과 정원과 주위에 보이는 풍경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무한한 상상과 고뇌와 사랑과 공포를 살아내었다. 그녀는 어느 면 자신의 전부를 시와 바꾼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에게는 시란 읽는 이에게 지극히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었다. 전신에 전율을 느끼게 하며, 머리의 ‘뚜껑’이 열리게 만드는 것이 시였다. 그녀는 시를 통하여 사랑과 그 사랑의 단절, 죽음과의 싸움, 영생 또는 불멸에 대한 처절한 모색, 그리고 자연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수행해 내었다. 그녀는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전부를 시에 투사한 점에서 진정한 시인이라고 찬양된다. 놀라운 통찰력과 감동을 시라는 형태 속에 응축해 놓은 그녀의 시들은 독특한 스타일로 쓰여 있고 난해한 것이 많다. 그만큼 시의 메시지가 입체적인데, 그동안 자주 소개되어온 그녀의 시들은 극히 일부분이며 특히 제한적인 번역으로 주어져서 일반 독자들은 그 깊이와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책은 일견 수수께끼로 보이는 디킨슨의 시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Tchaikovsky PianoConcerto I
출처 : 표주박의 오늘이 마지막이듯
글쓴이 : 표주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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