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던 한국인 중에 서명숙이란 여인이 있다. 제주도 출신의 50대 초반의 나이이다. 오래도록 기자 생활을 하다 심신이 지쳐 하던 일을 접고 산티아고 가는 길에 나선 분이다. 그녀는 산티아고 길 800km를 걸으며 고향 제주도에 한국형 산티아고 길을 열기로 다짐케 되었다. 그 일에 사명감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다짐을 품게 된 과정에 대하여 자신이 쓴 책 '놀멍 쉬멍 걸으멍 __ 제주걷기여행'이란 제목의 책 서두에서 다음 같은 글이 실려 있다.
"800 킬로미터의 길을 걷는 내내 그녀가 그리워한 것은 어린 시절 그토록 떠나고 싶어 했던 고향 제주였다. 피레네에서는 한라산을, 매세타에서는 수산 평야를, 중산간 지방에서는 가시리 가는 길을 떠올렸다. 회색빛 도시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동안 잠시 잊었을 뿐, 어린 영혼을 키워내고 어린 근육을 단련시킨 고향 하늘과 바다와 바람은 그녀의 핏줄과 세포에 깊숙이 저장되어 있었다. 여정 막바지에 그녀는 한 영국 여자를 만났다. 그 여자는 말했다.
"우리가 이 길에서 누린 위안과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만 한다. 당신은 당신 나라로 돌아가서 당신의 까미노 길을 만들어라. 나는 나의 까미노를 만들 테니."
이 말에 그녀는 벼락을 맞은 듯 감전되었다. 자신을 산티아고로 한사코 떠다민 운명의 여신이 던지는 메시지 같았기에, 그녀는 또 다른 소망을 품게 되었다. 해풍을 맞으며, 바다와 오름에 번갈아 눈을 맞추며, 인간다운 위엄을 지키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고향 제주도에 만들겠노라는.
이것이 제주 올레 길이 생겨난 시작이었다. "올레"란 말은 제주도 방언으로 마을 골목길을 일컫는다. 그렇게 시작된 올레길이 지금은 평균 20km 안팎의 거리로 16구간이 개척되어 있다. 제주 올레 길이 좋은 것은 한편에 바다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산과 숲이 있다. 마을이 나오고 야생화로 덮인 들판이 있다. 그리고 푸른 하늘이 있어서 좋다. 두레모임에서는 11월 8일에서 12일까지 닷새 동안 올레 길 걷기에 나선다. 아침과 저녁엔 한자리에 모여 성경공부를 하고 낮 동안에 올레 길을 걷는다. 그리고 함께 온천에 들르고 명승지를 들러본다. 바쁘게만 살아왔던 2010년을 마무리 삼아 이런 한가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에 보약이 되지 않겠는가!
- 제주 올레길 걷기 행사 관련 문의는 mindabom@nate.com으로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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