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鶴山 徐 仁 2010. 9. 19. 22:47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가을은 또 다른 신의 이름
      가을은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풀잎 끝에 오롯이 맺힌 이슬 속에서
      누군가의 순수가 어린 그림자로
      꿀벌처럼 가을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곱게 물든 산새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여 온갖 형용사로

      그림을 그리는 당신은 이 가을에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로 떠난 빨간 새들
      갈매기와 노닐다가 역겨워 지친 날개를 퍼덕이며

      가을 풍광에 서 있는 당신은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골짜기마다 산의 울음이 쏟아지는 맑은 물
      시린 발 움켜쥐고 무심코 흘러가는 구름을 잡아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고픈 당신
      그 이름을 부르고 싶습니다.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이 세상에 이것 하나밖에 없다고

      하늘에다 지워지지 않는 일기를 쓰는 당신은
      진정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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