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욕구 단계설(hierarchy of needs)'을 내놨다. 식욕·성욕 같은 생리적 욕구가 충족된 다음에야 안전 욕구가 생겨나고 그다음 단계로 애정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 같은 상위의 욕구가 차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당장 세 끼 밥도 해결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한테는 정신적 충만감이 어떻고 하는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1955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에 '우리 경제의 후진성'이란 제목의 시리즈 3회분이 실렸다. 엥겔계수가 35% 안팎인 미국 국민은 소득의 3분의 1만 식생활에 쓰기 때문에 좋은 의복도 장만할 수 있고, 자동차·냉장고·라디오·텔레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반면 한국은 엥겔계수가 60~70%인 까닭에 입에 풀칠하기에도 바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엥겔계수는 19세기 중반 독일 작센의 통계국장으로 일하던 엥겔(Engel)에게서 비롯된 용어다. 엥겔이 벨기에 노동자 가구의 가계지출을 조사해봤더니 저소득 가구일수록 식료품비 비율이 높고, 부자일수록 이 비율이 줄어들었다. 소비에서 식료품 비중이 낮다는 것은 생리적 욕구는 이미 해결됐고 더 고급의 애정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를 위해 쓰는 돈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소득이 높아지면 대체로 행복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이런 상위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엥겔계수가 13.31%로 집계됐다. 가계의 최종소비 지출액 145조9140억원 가운데 19조4270억원이 식료품을 사는 데 쓰였다. 2001년 3분기 13.78%를 기록한 이후 8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970~80년대 20~30%대였던 우리 엥겔계수는 2000년대 12%대로 하락했지만 지난해부터 13%대로 높아졌다.
▶최근 엥겔계수 상승은 식료품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2분기 국민총소득은 작년보다 5.4% 증가했지만,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8%나 됐다. 식료품 값이 치솟으면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 지수도 함께 올라간다. 먹는 것만큼 급박한 욕구는 없다. 정부 고관들 입에서 서민이란 단어가 빠질 때가 없건만, 정작 먹을거리 가격이 내린다는 소식은 감감하기만 하다.
▶1955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에 '우리 경제의 후진성'이란 제목의 시리즈 3회분이 실렸다. 엥겔계수가 35% 안팎인 미국 국민은 소득의 3분의 1만 식생활에 쓰기 때문에 좋은 의복도 장만할 수 있고, 자동차·냉장고·라디오·텔레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반면 한국은 엥겔계수가 60~70%인 까닭에 입에 풀칠하기에도 바쁜 상황이라고 전했다.
▶2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엥겔계수가 13.31%로 집계됐다. 가계의 최종소비 지출액 145조9140억원 가운데 19조4270억원이 식료품을 사는 데 쓰였다. 2001년 3분기 13.78%를 기록한 이후 8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970~80년대 20~30%대였던 우리 엥겔계수는 2000년대 12%대로 하락했지만 지난해부터 13%대로 높아졌다.
▶최근 엥겔계수 상승은 식료품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2분기 국민총소득은 작년보다 5.4% 증가했지만,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8%나 됐다. 식료품 값이 치솟으면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 지수도 함께 올라간다. 먹는 것만큼 급박한 욕구는 없다. 정부 고관들 입에서 서민이란 단어가 빠질 때가 없건만, 정작 먹을거리 가격이 내린다는 소식은 감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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