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그대 앞에 봄이 있다

鶴山 徐 仁 2010. 3. 31. 21:21

 
   
   
  서정후 님께 드립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구리시에는 장자못이란 못이 있다.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3Km 남짓한 크기의 못이다. 몇 년 전만해도 썩은 물이 고인 악취나는 못이었는데 그간에 구리시에서 청정수가 흐르고 민물고기가 노니는 멋있는 못으로 바꾸었고 못 둘레를 산보코스 조성하였다. 지방자치제도가 좋은 점이 이런 점일 것이다. 주민들의 웰빙을 위하여 이런 편의시설에 신경 쓰고 투자하는 점이다. 오늘 오후에도 여느 날처럼 장자 못을 한 바퀴 도는 동안에 둘레 길 곳곳에 세워둔 시비(詩碑)를 찬찬히 읽으며 걸었다.

그중에 김종해 시인이 쓴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읊은 시가 마음에 닿기에 소개한다.

- -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 -
. . . . . . . . . . . . . . . . 김 종 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