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외국인 대박론의 진실

鶴山 徐 仁 2010. 1. 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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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박론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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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들, 한국 증시에서 떼돈 벌었다."

  • 익숙한 신문 제목, 일년에도 서너 번 듣게 되는 얘기다. 작년 말, 올 초에도 역시 그랬다.

  • 이른바 '외국인 대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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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들은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증시에서 약 90조원을 벌었다고 한다.

  •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시가총액)가 1년간 120조원 정도 불어났는데,

  • 이들이 작년에 한국에서 사들인 주식이 약 30조원어치이니 이를 제하고도 벌어들인 돈만 90조원.

  • 3배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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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한 해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액을 다 합해야 70조원 내외인데,

  • 90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돈이 증시에서 외국인에게 흘러갔다는 얘기다.

  • 막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 앞에 우리 개미 투자자들은

  • 그저 돈 바치는 역할뿐이란 얘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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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데 이 외국인 대박론은 실은 반쪽짜리 진실이다. 90조원이란 엄청난 액수는

  • 그들이 실제 벌어간 돈이 아니라 '장부상 수치'일 뿐이고, 장부로만 따지면 재작년 이후

  • 그들도 18조원 이상 한국 증시에서 손해를 봤다는

  • 사실은 그냥 넘어간다 해도 짚어봐야 할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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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에서 불어난 돈은 약 310조원이다.

  • 이 숫자를 근거로 계산해 보면, 외국인 주식가치가 120조원 불었다는 것은,

  • 남은 190조원을 국내 펀드나 개미투자자가 차지했다는 얘기다.

  • 외국인들이 30조원어치를 사들여 90조원을 벌었다는 얘기의 이면에는

  • 국내 투자자들도 30조원어치 주식을 팔았지만 전체 주식평가액은 190조원이나

  • 늘어난 상태라는 사실이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가져갔다기보다는

  • 그들이 한국인들로부터 주식을 사준 덕분에 한국 투자자들이 덩달아 이익을 봤다고 하는 것이

  •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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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밀한 정보를 쥐고 돈을 쓸어가는 외국인이 있고,

  • 우리는 피해자라는 해석과 기사는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하는 한편으로 위안도 준다.

  • 주식시장에서 손해 본 사람들도, '패배자'보다는 '피해자'가 되는 것이 더 속이 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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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나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능력은 별다른 게 없다. 나라 밖 외국인들이,

  • 우리 기업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

  • 투자의 승패는 오히려 누가 상승·하락시기의 주도권을 쥐었는지에 따라

  • 결정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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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의 증시 투자를 무조건 고맙게 생각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 외국인 자금이 몰려다니면서 멀쩡한 나라의 환율을 흔들어놓고,

  • 해괴한 금융기법과 편법마저 동원해 주식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 그렇다고 하더라도 패배의식이나 피해의식을 자가 발전해 키우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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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대박=개미 피해'라는 잘못된 등식 뒤에 숨으려고 해선 금융 2류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우리 제조업이 그랬듯이 금융업도 결국은 '계급장을 떼고'

  • 선진국과 격돌해 그들을 넘어서야 할 것이고 그 출발점은

  • 외국인이나 우리나 같은 룰을 사용하는 대등한 투자자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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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은 우리도 외국 증시에서 돈을 벌어온다.

  • 재작년 금융위기로 인한 투자 실패 때문에 가려졌지만,

  • 한국인들은 작년 한 해 동안 해외 주식투자펀드에서 약 3조원가량 돈을 빼냈는데도,

  • 펀드 자산이 재작년 말보다 약 14조원 늘어났다. 합하면 약 17조원가량 되는데,

  • 올해 민생안정 예산과 비슷한 규모의 돈이다.

  • 우리 펀드도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에선 날고 기는 '외국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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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흡 경제부 차장대우 pot@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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