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당신의 음성이 듣고 싶어요 / 雪花 박현희

鶴山 徐 仁 2009. 12. 22. 00:11


       



 
당신의 음성이 듣고 싶어요 / 雪花 박현희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는 나의 짤막한 응답에
수화기 저편에선
쥐 죽은 듯 조용하며 묵묵부답이지만,
난 당신임을 알고 있어요.
 
혹여 내게 숨소리라도 들릴세라
가만히 숨죽인 채 떨고 있지만
내가 그리워 건 당신의 전화임을
난 분명히 느낄 수 있어요.
 
우린 왜 이래야만 하는 건가요.
무엇이 그리도 두려워
숨죽인 채 떨고 있나요.
 
그리운 사람의 따스한 음성조차도
차마 들을 수 없을 만큼
당신과 나를 가로막은 사랑의 장벽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단 한마디조차 건네지 못한 채
눈물을 삼키며 애만 태워야 하는 건가요.
 
지난날 당신이 던진 매정한 말로
내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아프게 했던 까닭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했기 때문이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도 잘 알기에
더는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요.
 
그러니 이제 제발
내게 미안한 감정일랑 깨끗이 지우고
당신과 아름다운 삶의 인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따스한 당신의 목소리를
내게 들려주실 수 없나요.
 
그리운 당신의 음성이
몹시도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