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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특성, 학교수업의 질, 기타 교육활동, 학교배경, 사교육 시장 환경 등 5개 카테고리 19개에 달하는 수많은 사교육비 결정 요인 중 사교육비 절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교사에 대한 개별학생의 평가지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교사의 역량과 열의에 관한 9가지 세부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합산한 지표로, ‘교사에 대한 학생 평가지수’의 계수는 ‘-6.133’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사의 평가가 1단위 높아지면 사교육비는 6.133단위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교원의 평균 학력과 사교육비의 계수는 ‘-2.898’로 교원의 평균학력이 높을수록 사교육비가 줄어들었고, 기간제 교사가 많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높았다.
특히 ‘교과교실 운영 여부’(-1.679)도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 수준별 교과교실을 운영하는 학교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훨씬 적었다.
김 연구위원은 “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교과교실이 공급자인 교사 중심의 전통적 교실 수업보다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학생별 요인에 대한 연구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형제자매수가 많을수록 사교육비가 적게 들었다.
이 밖에 아버지 소득보다 어머니 소득이 높은 경우에 증가폭이 컸고 가정형편이 비슷하더라도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는 계층에서는 사교육비가 그렇지 않은 계층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반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사교육비와 크게 영향이 없었고, 정부가 사교육의 대안으로 강력히 추진해온 ‘방과후학교’의 경우 주목할 만한 효과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EBS 영어학습을 듣는 학생일수록 오히려 사교육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공교육의 핵심 과제는 정규 교과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교원 양성 방식을 개선하고 학생의 수업 평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목고나 자사고의 존재가 사교육 팽창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는 평준화의 틀을 깨야 한다는 논리는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