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佛家)에서는 도의 경지가 높은 스님을 큰 스님이라 부른다. 원효 큰 스님, 사명 큰 스님 같은 식이다. 그런 큰 스님들 중에 만해 한용운 큰스님이 있다. 만해 큰 스님은 1879년 충청도 홍성에서 태어나 해방을 한 해 앞둔 1944년 5월에 66세 나이로 타계하였다. 1919년의 3.1 만세운동에서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분이었고 시인이요, 사상가였다. 만해 큰 스님이 쓴 『불교유신론』은 지금 읽어도 있고 바람직한 종교를 세우려던 그의 경륜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만해 큰 스님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조국의 해방을 일년여 앞둔 때인 1944년 5월 9일에 숨을 거두기전 마지막 남긴 말이 다음같이 전해진다.
“조국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해방되었다 하여 바라던 자주독립국가로 바로 나아가게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에 지배당한 만큼의 세월 동안의 혼란과 분열의 시기를 지나 마침내 진정한 자주독립국가로 당당히 서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와 나라가 혼란을 겪을 때면 만해 큰스님이 임종의 자리에서 남긴 위의 말을 생각케 된다. 그가 입적한지 일년이 지나 해방이 되었고 해방 이후 분열과 혼란의 세월이 이어졌다. 그런 혼란의 세월이 이미 60년을 넘어섰다. 이제는 분열과 혼란의 날을 벗어나 통일과 번영의 날을 맞을 때도 되었다. 그런 통일과 번영의 조국을 세워 나가는 일에 교회가 감당하여야 할 바가 무엇일까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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