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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미 코네티컷주의 한 연회장에는 경주.홍주 형제를 포함한 6남매가 모처럼 모여 어머니의 팔순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전 박사 자녀들의 배우자와 손자.손녀 등 21명의 직계 가족을 포함해 동암문화연구소 관계자, 지인 등 130명이 참석했다.
전 박사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남매 전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89년 남편 고 고광림 박사의 장례식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슬하에 4남2녀를 두고 있는 전 박사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든 것은 경주.홍주 형제는 물론 다른 자녀들도 모두 유명 인사로 성공해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차남인 동주씨는 의사로 일하고 있고, 정주씨는 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녀 경신씨는 중앙대 자연과학대학장을 지냈고, 차녀 경은씨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다. 자녀들은 모두 예일대나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전 박사의 팔순 잔치에서 경주.홍주 형제 차관보를 비롯한 가족들은 노래로 어머니의 팔순을 축하했고, 참석자 모두가 함께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 팔순 잔치는 경주.홍주 형제가 모두 지난달 미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는 ‘경사’가 있은 뒤 열려 더욱 의미가 있었다.
특히 고홍주 차관보의 경우는 어머니의 팔순이 인준을 빨리 받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 박사는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이 당초 홍주의 인준 표결을 8월 정도에나 하자고 했는데 홍주가 ‘7월3일이 어머니 생신이라 가봐야 하니 그 전에 인준이 되면 큰 선물이 되겠다’고 리드 의원에 말했더니 이틀 뒤에 연락이 와서 그럼 그 전에 인준 표결을 하자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고홍주 차관보의 인준 표결은 지난달 25일 상원을 통과했고, 고경주 차관보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19일 통과했다.
전 박사는 또 고홍주 차관보가 어머니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도 소개했다. 고홍주 차관보가 지난달초 뉴욕 뉴스쿨대 졸업식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연설을 하면서 ‘자식 6명을 데리고 박사 학위를 딴 우리 어머니의 생신을 앞두고 잊혀지지 않는 선물을 주고 싶다’며 기립박수를 부탁해 6천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감동적인 축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 박사는 두 아들의 인준 청문회를 겪으면서 미국에서 한국 사람들 전체의 이미지가 올라가지 않은 채 한국인 개개인이 잘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우리 아이 하나만 잘 키운다고 되는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공헌과 봉사를 통해 이 사회에 꼭 있어야 되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시험만 잘보는 게 능사가 아니라 사람답게 자녀들을 키워야 한다”고 봉사정신 등을 강조했다.
전 박사는 동암문화연구소가 미국 교사들을 매년 초청해 여는 ‘티치 코리아 콘퍼런스’ 등을 통해 미국 중.고교 단계부터 한국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팔순 전날인 지난 2일 열린 올해 콘퍼런스의 주제는 한국의 환갑 잔치였고, 전 박사는 미국인 교사 40여명이 차린 잔칫상을 이날 행사에 초청된 이웃 주민들과 함께 받았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