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두레마을은 경상남도 함양군에 위치한다. 경남 함양에서 전북 남원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삼봉산이 있고 삼봉산 기슭에 두레마을이 있다. 지리산은 경남, 전남, 경북, 전북 4개 도에 두루 걸친 영산(靈山)이다. 지리산에는 온갖 약초들이 자생한다. 지리산에서 자라는 각종 약초가 5,000여 종류나 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지리산 중에서도 함양, 산청, 남원 지역은 흙 속에 게르마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약초의 약효를 돋워 준다. 게르마늄 성분은 한반도에서는 북녘의 개마고원 지역과 지리산 함양지역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지리산 두레마을이 터잡은 삼봉산(三峰山)에는 약초꾼들이 늘 다닌다. 요즘도 두레마을 뒷산으로 산행을 하노라면 등에 망태를 매고 이마에 수건을 두른 약초꾼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옛날 허준 선생이 약초를 캐러 다니던 코스가 이 코스였다 한다. 약초꾼은 하늘이 지은 농사를 거두어들이는 사람이다. 우리 선조들은 약초꾼을 신성한 직업으로 여겼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신선이나 도인들은 대개가 약초꾼들이다. 약초꾼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약초꾼이 되려면 다른 무엇보다 구도자(求道者)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고 생명을 살리겠다는 활인정신(活人精神)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마음이 순수하고 정직하여야 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돈벌이를 위하여 약초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약초를 채취하여 병자를 고치겠다는 마음씨를 지닌 채 산에 들어가야 약초가 보인다고 믿었다. 그런 점에서 약초꾼은 땅꾼이나 사냥꾼, 낚시꾼과는 구별되었다. 그들은 생명에 위협을 가하거나 죽이는 사람들이었지만 약초꾼은 생명을 북돋우고 살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약초꾼은 신성한 직업으로 알려져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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