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정치는 큰마음에서 비롯됨을 명심해야!
박근혜의원 측이 한나라당 중진을 만났다는 미확인기사를 내고 내리지 않았다는 단하나의 이유로 인터넷신문인 ‘데일리안’을 언론 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고 한다. 더욱이 박근혜 의원 측은 데일리안에 대해 명예훼손을 포함한 법적인 대응도 불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니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의원 측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근혜 의원을 빌미로 사욕을 채우는 정치꾼들이 꽤나 있다는 소문이 신빙성 있게 정가에 떠돈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이번 ‘데일리안’ 고소사건은 분노한 박근혜 의원이 직접 고소를 지시했다는 말이 핵심측근에 의하여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느낀 점을 지적해 보자.
첫째, 피아(彼我)구분을 못하고 있는 박근혜의원 측의 대언론관에 대해 보수세력의 박근혜의원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데일리안’은 좌파성향언론인 한겨레나 오마이 뉴스도 아니고 지금까지 친박 편에 서 있다는 항간의 인식을 받을 정도로 박대표 친화적인 인터넷 언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중진을 만났다는 미확인기사 한마디로 분노하여 막가보자는 비장의 무기(?)인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명예훼손을 포함한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까지 했다니 참으로 딱하기 이루 말 할 수 없다.
둘째, 한나라당 중진을 만났다는 것이 뭐가 그토록 크게 화를 내야 될 일인가 하는 점이다. 박의원은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이다.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만났다고 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 됐길래 그 미확인 기사를 낸 인터넷 신문을 상대로 ‘법적대응’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정치인이란 적과도 만나 협상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인데, 한나라당 중진과 만났다는 그 기사 때문에 이토록 지극히 민감해야 하는 박의원 측의 태도가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데일리안’이 만약 오보를 냈다면 조용하게 ‘사실이 아니니 정정기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면 그 아무것도 아닌 일 일 텐데, 마치 데일리안이 무슨 큰일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급성동요를 일으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아도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데일리안 기사내용에 한나라당 중진으로 상정(想定)된 분이 이상득의원이였다고 가정해보자! 이상득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한나라당의 큰 어른격인 원로의원이자 중진의원이다. 박근혜의원이 이상득 한나라당 중진의원을 만나면 절대 안 된다는 무슨 ‘금기’라도 있다는 뜻인가? 설령 박의원이 이상득의원을 만났다면 박근혜 의원에게 이익이 되면 되었지, 무슨 피해를 보는 것인지 도무지 그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
같은 한나라당 중진의원이라면 더 더욱 같은 당 소속의 ‘최다선’ 중진의원인 유연하고 포용력이 있는 이상득의원을 몇 번 만났다고 해서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는 것일까? 3선인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중진의원을 만났다고 해서 무엇이 그렇게 손해를 볼 일이 있는지 전혀 이해될 수 없다는 말이다. 얼마 전 한나라당 원로들이 당의 화합을 주문했지 않았던가?
‘데일리안’은 오히려 지난 경선 때에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인터넷신문’으로 소문이 났을 정도로 속칭 친박 언론이었다는 사실도 박의원은 아마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데일리안에 감사해야 될 시점에서, 미확인기사가 실리게 됐다는 이유로 ‘언론 중제위원회’ 제소라는 비수를 뽑아 든 것은 현재 대권 제1주자인 박의원의 선택치고 극심한 패착이라 생각된다.
큰 정치는 큰마음으로부터 비롯됨을 모든 정치인은 명심해야 될 것이다.
자유언론인협회장·국민행동본부부본부장·인터넷 타임스 발행인 양영태(전 서울대 초빙교수·치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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