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體育. 演藝分野

<스크랩> 지나치게 의도된 영화 <<워낭소리>>

鶴山 徐 仁 2009. 3. 4. 10:33

 

     

 

 

      다들 '워낭소리'를 보러 간다고 했다.

      너도나도...

      어머니가 보고 싶다길래, 미루다 미루다 이번 주말을 맞아서야 나도 갔다.

주연 할머니, 할아버지, 늙은 소.

조연은 새로운 소와 그 송아지들.

엑스트라 소장수, 소시장 사람들 1,2,3...

 

 

 

우선 영화는 나름 잘 만들었다.

단조로운 스토리와 구성에도 불구하고, 70분이 넘는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만들었다는 면에서.

영상도 아름다웠고, 40살이 넘도록 일한 소와 시골노인네의 거친 손을 보는 것도 의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소와 할머니가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아팠다.

소는 병들어 제대로 걷지 못하지만 들에 매일 나가야하는 건 할아버지의 고집.

자식들도 이미 다 컸고, 자신의 몸도 성치 않은데 굳이 들에 매일 나간다.

할아버지를 논에까지 데려다주고, 밭을 가는 것은 소의 일.

 

 

온몸에 가죽이 벗겨지고 비쩍 마른, 걷는 모습 조차 고단해 보이는 소...

 

 

 

한편, 할아버지의 세끼 식사, 논에 나가면 논까지 밥을 나르는 일, 쇠죽 끓이는 일, 농사일, 할아버지 보살피기...

할머니의 일은 끝이 없어 보인다.

소를 챙기겠다고 농약도 안 뿌리는데, 잡초 뽑는 농사일도 다 할머니의 몫...

할아버지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아픈 몸을 끌고 매일 들에 가는 것과 소에게 줄 꼴을 베는 일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평생 주인을 잘못 만나서...."

라는 할머니의 넋두리는 계속 반복되면서 영화속에서 희화화되버렸다.

할아버지와 소와의 관계는 가치있는 것이고, 할머니의 넋두리는 잔소리일 뿐이다.

영화는 할아버지와 소의 고된 삶에 포커스를 비추고 싶은 마음에,

할머니의 삶을 소외시켜버렸다...

 

감독의 의도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더욱 명확해진다.

"이 영화를 세상의 모든 소와 아버지에게 바칩니다."

차라리 부모님들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 영화는 잘 만들었지만 감동적이지 않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영화를 보는 동안....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봉건제도에 대해서, 노예제도에 대해서, 그리고 마르크스가 말한 노동의 착취에 대해서 생각했다...... 

 

http://blog.chosun.com/shirycat/3753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