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해적

鶴山 徐 仁 2008. 12. 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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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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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88년 영국 해군이 34척의 전함으로 130척의 스페인 무적함대 중 80척을 침몰시키며 승리한 데엔 해적들의 공이 컸다. 스페인 보물선들을 약탈하면서 배와 대포를 개량했던 영국 해적들이 전투에 참가한 것이다. 스페인 해군이 대포 한 발 쏠 때 영국 해군은 다섯 발을 쐈다. 스페인 배는 크고 무거웠지만 영국 배는 유선형으로 날렵했다. 이 해전에 나선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존 호킨스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 카리브해와 대서양에 해적이 득실거린 18세기 초는 해적의 황금시대였다. 블랙 비어드(검은 턱수염)로 알려진 에드워드 티치는 1718년 죽기까지 '악마의 화신'으로 불렸다. 검은 바탕에 흰 해골이 춤추는 깃발이 그의 상징이었다. '검은 남작' 바르톨로뮤 로버츠는 30개월 동안 400척의 배를 나포했다. 여자 해적 앤 보니와 메리 리드는 1720년 붙잡힌 뒤 법정에서 "음탕한 말을 쏟아냈고 못하는 짓이 없어 보였다"고 영국 언론이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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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 해적들에게선 스페인 무적함대를 물리친 영국 해적들의 애국적 면모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세계에서 일어난 해적 사건 199건 중 86건이 소말리아에서 발생했다. 오랜 내전으로 무정부 상태인 소말리아에선 해적이 가장 선망받는 직업이다. 올해에만 인질 몸값으로 442억원을 챙겨 호화 별장에서 고급 외제차를 굴린다. 최대 군벌 하위야가 이끄는 SM이 가장 크고 위협적이다. 우리 선원들이 탄 동원호와 마부노호도 이들이 납치했다.

    ▶ 소말리아 해적은 대전차 유탄발사기, M60 기관총, 106㎜ 무반동총 같은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군함을 보내 소탕에 나섰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5일엔 사우디아라비아의 330m짜리 초대형 유조선까지 나포했다. 18일엔 해적 소탕을 위해 배치된 인도 해군의 프리깃함이 검문하려 하자 도리어 총과 수류탄발사기로 공격했다. 인도 군함의 응사로 해적선은 침몰됐고 해적들은 쾌속정 2척으로 달아났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국제공조가 강화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12월에 구축함 강감찬함 파견 동의안을 내 이르면 내년 초 파병이 성사될 것 같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소말리아 해역은 우리 선박도 매년 500척이 지난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정신을 차리도록 한국 해군의 매운맛을 보여줘야 할 모양이다.

     

  • - 김홍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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