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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하이항공展은 치열한 '첩보 전쟁터'

鶴山 徐 仁 2008. 11. 6. 18:44

중국 주하이항공展은 치열한 '첩보 전쟁터'
연합뉴스

“젠(殲)-10 전투기의 모든 것을 파악하라.”

지난 4일 개막한 제7회 중국 주하이(珠海)국제항공우주전시회에는 중국에서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 젠(殲)-10이 최초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이 쏠렸다. 중국이 그간 언론을 통해 젠-10 전투기에 대해 꾸준히 보도해왔지만 모형이 아닌 실제 전투기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지난 3일자 신문 1면에 주하이항공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첩보전쟁의 실상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어 흥미를 끌고 있다.

주하이항공전이 세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전시회가 처음 시작된 1996년부터였다. 중국에서는 군사정보에 접근하는 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전시회는 중국의 항공우주기술의 실력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서 정보가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2년에 한번씩 전시회가 열리는 10∼11월에는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주하이의 고급호텔과 아파트로 몰려들고 있다.

영어와 러시아어, 프랑스어는 물론 심지어 광둥성 사투리까지 구사하는 이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신문은 이들을 ’정보 브로커’로 지칭하고 “외국정보기관은 군사수집에 관심이 있는 민간인사에게 장비와 체류비용을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이 직접 전시회에 참가할 때 신분이 탄로날 위험을 피하고 민간인사들도 자신의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 있어 분명히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일반인과는 확연히 다른 적극적 관람 태도로 쉽게 이목을 끌고 있다.

우선 전시회 시작 1-2주일 전 일찌감치 주하이로 들어와 공항을 관찰하기 좋은 지점의 호텔이나 아파트에 웃돈을 주고 먼저 자리를 잡는 건 필수다. 전시회가 임박해서 입국하는 경우 관찰에 필수적인 고성능 카메라를 소지하고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도 이들이 개막에 훨씬 앞서 주하이로 들어오는 이유로 꼽힌다.

젠-10 전투기가 주하이에 도착한 지난 10월22일 공항 주변의 야산에는 고성능 줌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소지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촬영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젠-10가 공항 출현 전 과정을 캠코더로 녹화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반 관람객들과 달리 중국에서 출품한 모든 전시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 안내원에게 실제 제품을 개발한 연구자들이나 답변할 수 있는 민감하고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도 이들만이 지닌 특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입력 : 2008.11.06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