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엉겅퀴 이야기

鶴山 徐 仁 2008. 10. 10. 20:21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엉겅퀴 이야기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자생하고 있는 들풀 중에 엉겅퀴라는 풀이 있다. 꽃은 자줏빛이고 잎과 줄기에 가시가 숭숭 나 있어 사람들은 물론 짐승들도 피해 다니는 풀이다. 그러기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풀이다. 게다가 엉겅퀴라면 성경에서조차 좋지 않게 기록되어 있다. 성경의 첫번째 책인 창세기 3장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인류의 조상들이 죄를 범하게 되자 그 벌로 땅도 함께 저주를 받게되어 사람들이 평생토록 땀 흘려 일하며 살게 되었고 땅에는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필자가 몇년전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다. 성인병을 치료하는 신약(新藥)을 연구개발하는 한 전문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내가 두레마을이란 농업공동체에 속하여 있는 것을 알게된 그가 나에게 제안하기를 한국에서 엉겅퀴를 대량재배하여 자기 회사로 수출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나는 의아하여 물었다.

“엉겅퀴라면 한국의 산과 들에서 푸대접 받고 있는 풀인데 무엇에 쓰려고 그러십니까?”

나의 물음에 그가 답하기를 자기 회사에서 지난 해 엉겅퀴를 원료로 하여 간경화증 치료약을 개발하였는데 한국산 엉겅퀴가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기에 하는 말이라 하였다. 그간에 한국 쪽에 몇 차례 수출을 제안하였으나 반응이 없었노라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왜 그런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였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랄 때에 마을에 황달환자가 생기면 마을 노인들이 엉겅퀴 삶은 물을 먹여 부은 기운이 빠지게 하였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런 경우로 미루어 생각컨데 우리도 엉겅퀴가 간에 약효가 있음을 알고는 있었는데 약품으로 만들어 보급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인구는 많고 자원은 없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이다. 산과 들의 들풀 하나에도, 곤충이나 돌맹이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 그 속에 담긴 효능을 연구하여 상품으로 개발하는 탐구심과 개척정신, 창조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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