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시간표에 비쳐진 아시아허브공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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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행하면서 모아둔 자료들로 서재의 공간이 넘치게 되어 대청소를 하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 자료들이 인터넷으로도 검색이 가능한 것이라서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요긴하게 사용하였던 것은 각 항공사에서 발행한 운항시간표책자였다. 인터넷검색이 생활화 되었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우리 세대는 활자매체에 더 익숙한 탓에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의 시간표를 따로 모아두고 있었다.
왼쪽 : 캐세이퍼시픽, 말레이지아항공,루프트한자,타이항공 등의 시간표책자는 문고판으로 두껍다.
오른쪽 : 에바항공(타이완), 대한항공, 일본항공의 시간표는 직항편만 수록되어 얇다.
세계각국 항공사들의 운항시간표는 다양한 형태로 발행되고 있다. 대한항공(KE), 아시아나(OZ) 등과 일본항공(JL) 처럼 접에서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얇은 책자도 있고, 타이항공(TG), 싱가폴항공(SQ), 캐세이퍼시픽(CX) 등의 동남아 대형항공사들과 미국 및 유럽의 대형항공사들처럼 문고판 책자로 나온 것도 있다. 그러고 보니 아시아의 각 항공사들의 운항시간표를 보면 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노리고 경쟁하고 있는 아시아 각 항공사들의 모항들의 성격이 반영되어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 좌 : 대한항공시간표에는 직항편 direct flight만 소개되어 있다.
* 우 : 캐세이퍼시픽항공의 시간표는 모든 취항도시의 연결편까지 소개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국적항공사들인 KE, OZ을 비롯하여 일본(JL,NH)과 타이완(중화항공CI,에바항공BR) 등의 운항시간표가 얇은 것은 운항시간표가 직항편위주로만 편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항공사들인 TG, CX, SQ, MH 등은 항공사의 규모나 운항편수가 대한항공이나 일본항공에 비해 크게 차이가 없으면서도 직항편 뿐만 아니라 자사가 취항하는 모든 도시의 연결운항표까지 수록하여 두꺼운 문고판으로 발행하고 있다.
< 오후 9시 이후의 운항스케줄 : 좌측은 인천공항 우측은 나리타공항 www.flightstatus.com >
이는 동남아시아의 항공사들은 그만큼 동북아시아의 한국, 일본, 타이완의 항공사들에 비해 환승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인구가 서울보다도 적은 도시국가인 싱가폴항공 및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이 양과 질적인 면에서 아시아권의 리딩에어라인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항공사시간표책자 두께 만큼 동북아시아의 공항과 동남아시아의 공항운영도 큰 차이를 보인다. 나리타공항이나 인천공항은 오후 9시만 되면 한산해진다. 면세점도 식당도 파장분위기이다. 몇 편 없는 승객때문에 종업원들을 대중교통수단이 끊어지는 시간까지 붙들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인가 보다. 심야시간에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나리타공항과는 달리 인천공항은 운항제한이 없는데도 심야시간대에 이용하는 항공사가 별로 없어서 24시간 운영체제가 무색해진다.
< 방콕돈무앙공항의 오후 10시경 출국심사장입구 - 출국승객으로 공항안이 시장바닥같이 붐빈다. >
그러나 싱가폴이나 방콕 등 동남아시아의 공항들은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그만큼 그 시간대에 승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국항공사들이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지 못해서 심야시간에 운항하는 것도 아니다. SQ나 TG 등 국적항공사의 대륙간 장거리노선이 그 시간대에 출발하고 있으니는 오히려 그 시간대가 황금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 방콕수완나품공항의 오후 11시-12시 사이에 출발하는 항공편 >
우리나라 국적기들은 국제선이라고 해도 기내분위기는 국내선과 거의 다름없다. 외국인승객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가끔 이용하는 타이완의 에바항공도 비슷하다. 대부분 타이완승객들로 가득찬다. 그러나 동남아시아항공사들은 승객구성이 다양하다. 물론 싱가폴이나 말레이지아, 홍콩 등이 다인종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럽이나 대양주 등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지아의 말레이지아항공은 중동,아랍계 환승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는 나름대로 아시아권에서는 경제력을 갖추어 자국승객들 위주로 영업을 하기에 환승객유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홍콩이나 싱가폴은 경제력이 우리나라나 타이완보다 앞서고 있지만 절대인구가 적은 도시국가이고,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뒤지는 태국이나 말레이지아는 자국민들 보다는 유럽이나 대양주로부터 유입되는 안정된 관광객 수요 외에 환승객유치에 그만큼 많은 노력을 힌 결과가 아닐까 ?
인천공항이 개항초기에 세계최고공항의 반열에 올랐지만, 더욱 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성장하려면 한국이 출발지와 목적지가 되는 승객들로는 한계가 있다. 승객의 입장에서는 인천공항규모가 커져 봐야 출입국수속만 복잡해질 분 득이 되는 것은 없지만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환승객을 많이 끌어 둘여야 할 것 같다.
나의 경우 싱가폴공항이나, 방콕, 쿠알라룸푸르, 홍콩 어느 공항이나 할 것 없이 환승객으로 경유하면서 귀국길에는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반 나절이라도 경유지에서 체류하도록 일정을 잡는다. 그만큼 이들 도시에는 구경거리가 즐비하여 경유승객 (Stopover)들을 유치하고 있다. 싱가폴공항의 경우 환승시간이 5시간 이상 되면 무료로 시내구경을 시켜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단순히 비행기만 갈아 타는 환승객울 유치하는것이 아니라 단 하룻 밤이라도 시내에 들어와 체류하는 승객들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인천공항이 환승객유치에 성공하려면 그만큼 주변의 볼거리를 만들어 놓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빠른 시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간표도 두꺼운 문고판책자로 발행해야만 하는 시절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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