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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로운 영혼을 꿈꿔왔습니다. 이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살아야죠."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61)이 10일 오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생전(生前) 영결식(永訣式)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이 전 총장이 인생 제1막을 매듭짓고, 2막을 자유롭게 살아보겠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제가 죽으면 누가 오겠습니까. 그리고 조문을 온다한들 이미 저는 가고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미 간 사람이 산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것도 그렇고…." 이 전 총장은 "대학교수, 총장으로 지내다 보니 주위에 신세진 분들이 많습니다. 도움만 받고 제대로 보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고마운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영결식을 위해 이 전 총장은 호텔 연회장을 빌리고 이 호텔에서 가장 비싼 음식과 와인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그동안 밥을 얻어먹기만 했지 사준 적이 없었다는 이 전 총장이 고마운 분들에게 진 빚을 갚는 자리였다.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 조해녕 전 대구시장, 지역대학 총장들, 대구경제를 주도하는 상공인 등 자신이 많은 도움을 받은 인사 80여명과 친지 등 모두 150여명을 초청했다. 영결식장 분위기는 파격적이었다. 클래식 마니아인 이 전 총장이 직접 무대에 섰다. 타이틀은 'JK Lee Talk & Tenor Recital-인생을 따분하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가르쳐준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않고 전축앞에서 노래만 듣는다고 꾸짖던 외사촌 형들, 결국 노래를 포기하고 서울대 상과대학에 진학한 일, 과외해서번 한달 하숙비 4천원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스테파노의 독창회를 A석에서 들었던 기억, 대학축제 때 노래를 불러 그때 만난 여학생과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는 추억 등 지난 세월의 편린들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영화 '미션'의 주제곡 '나의 환상속에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에서 '시칠리아나', 오페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섬진강', '고향의 노래' 등 모두 16곡을 지난 삶과 노래에 얽힌 사연들을 곁들여 가며 직접 손님들에게 선사했다. 이 전 총장은 이날 그동안 펴낸 60권의 책 인세 등으로 모은 돈 5천만원을 총장 퇴임시 어머니 이름으로 설립한 대구대 장학회(기금 1억5천만원)에 추가 기부했다. "코미디는 끝났습니다. 이제 돌아가 또 일을 합시다." 이날 영결식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 전 총장의 인생 1막도 함께 막을 내렸다. 남은 2막은? "몇 해 전 저의 스승이신 피터 드러커 교수가 92세였을 때 만나 어떻게 지내시느냐고 물으니 페루미술을 공부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은 60부터 늙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이 사라질 때부터 늙는 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은 2막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갈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92세로 죽은 피카소는 죽기 두 달 전까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첼리스트인 카잘스는 97세로 죽는 날 연주를 했습니다. 저의 스승이신 피터 드러커 교수도 96세로 돌아가시기 1주일 전까지 원고를 썼습니다. 베르디는 80세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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