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외국작가 畵壇

단테와 베아트리체

鶴山 徐 仁 2008. 8. 2. 20:07
 
명화 속『신곡神曲』읽기:단테와 베아트리체

Dante and Beatrice
      >> 내 첫사랑을 만인이 기억케 하리! 첫사랑이 주는 애틋한 인상을 한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첫사랑의 아름답고 고결한 인상을 온 세상에 알리고, 7백년 세월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게끔 한 사람은 한 명뿐이다.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Dante Alighieri:1265- 1321), 그는 첫눈에 반한 아름다운 소녀를 잊을 수 없어 문학작품 속에 영원히 살아 있게 했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롭게 자라던 소년 단테는 아홉 살 때 피렌체 귀족의 딸 베아트리체(Beatrice Portinari:1266-1290)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단테는 만남의 순간을 "그때부터 사랑이 내 영혼을 완전히 압도했네" 라고 시집 <신생 La Vita Nuova,The New Life:1293>에 적고 있다. 가슴 가득 그리운 감정을 품고 살아가 게 되었으나 단테는 아버지의 명으로 열두살 무렵 젬마 도나티(Gemma di Manetto Dona- ti)와 결혼 약속을 한다. 당시의 풍습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약혼식까지 하지는 않 았던 듯하다.
Dante and Beatrice, 1883 Dante Alighieri Italian Writer Meeting His Beloved Beatrice Portinari on the Lung'Arno Florence by Henry Hodiday(1839-1927) British Pre-Raphaelite Painter and Stained Glass Artist
      9년 뒤인 열여덟 살 때였다. 사춘기를 지나고 나서 다시 베아트리체를 만난 단테는 지 상의 천사, 구원의 여인이라고 생각하면서 몇 해 동안 온갖 열정을 쏟아 사랑한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단테의 소망을 들어주지 않는다. 베아트리체는 역시 집안에서 점찍은 시모네데 바르디라는 사람과 결혼했다가 1290년 6월 8일, 스물 네살의 젊은 나이로 죽는다. 단테가 16년 동안 쌓아 올린 간절한 사랑의 탑이 그날로 산산이 무너져 내렸을까? 자포자기의 심정이 된 단테는 어릴 때 약혼했던 젬마와 그 이듬해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도 단테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으니, 첫사랑을 잃 어버린 상처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잊지 못해 10여 년 동안이 나 타락한 생활을 한다. 서정시를 덧붙인 산문 <신생>에서 단테는 베아트리체와 만나게 된 과정을 설명한 뒤 "그녀의 매력은 덕에 감싸여 있기에 그 누구도 시샘하거나 헐뜯지 않네/오히려 같이 있는 다른 여인도 사랑과 믿음에 흐뭇해져 함께 빛나리" 라며 그녀의 내적 아름다움에 대해 열렬히 찬미한다. 이어서 두 사람 인생이 엇나간 과정과 부고를 전해들은 날을 묘사했으며, 그녀가 죽은 뒤 고통스런 마음으로 쓴 몇 편의 시도 덧붙인 다. 작품의 마지막 장에서 단테는 맹세한다. "그녀에 대한 내 참담한 심정이 이것으로 마무리될 수는 없다. 내 시는 이전에 존재한 적 없고 앞으로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열 렬하고 숭고하리. 그것을 쓰기 전까지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쓰지 않으리." 이 맹세는 그 유명한 『신곡神曲The Divine Comedy』으로 실현된다.
Dante in Exile, c.1864 by Lord Frederick Leighton(1830-1896) English Classicist Painter and Sculptor
      정치가의 길을 걸었던 단테는 당쟁의 회오리 속에서 서른 일곱 살 때 피렌체로부터 영구 추방이 결정되고, 체포시에 화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끔찍한 선고를 받는다. 이 도시 저 마을을 방랑하면서 단테는 필생의 대작『신곡』을 구상하고 1307년(42세)에 집필을 시작, 13년에 걸쳐 완성한 뒤 바로 숨을 거둔다. 『신곡』의 '지옥편'은 첫사랑을 잃은 뒤 타락한 생활을 한 자신의 모습이, '연옥편'은 영혼이 갱생하는 고통스런 과정이 반영되어 있다. 연옥을 빠져 나온 단테는 '천국편'에 서 자신의 젊은 시절 연인이면서 우상이었던 베아트리체를 만나 그녀의 안내로 천국을 유람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40년이나 간직해 온 그녀의 아름다운 영상을 천사로 만들 어 영생케 했으며 7백 년을 살아가게 했으니 사랑의 힘이란 생사를 초월할 수 있는 것 인지...
Dante's Meeting with Beatrice John William Waterhouse(1849-1917:English Pre-Raphaelite Painter)
      시인 T. S. 엘리엇은 "근대세계는 셰익스피어와 단테가 나눠 가졌다. 제 3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말함으로써 근세의 문인 가운데 단테에 필적할 사람은 셰익스피어밖에 없다고 단정하였다. 공산주의 혁명 이론가 엥겔스도 기독교적 상상력의 산물인『신곡』 의 가치를 인정, "봉건적 중세기의 종결과 근대적 자본주의의 단초는 한 위대한 인물을 표지로 삼을 수 있다. 그 인물이 바로 이탈리아의 단테이다. 그는 중세기 최후의 시인 이며 동시에 신시대 최초의 시인이다"라는 최고의 찬사를 바쳤다. 『신곡』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자신의 첫사랑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었다. 그녀는 비록 스물 네 살 젊은 나이로 죽었지만 단테는 문학작품 속에 그녀의 영상을 새겨넣어 만인의 가슴에 남겼으며, 이승에서 못다 이룬 사랑을 문학으로 성취하였다. 타인의 품을 찾아간 연인이었지만 '무너진 사랑탑'이 아니었던 것이다. 글: 이승하(시인)/<좋은생각>, 2000년 11월호 中에서
Dante and His Poem(The Divine Comedy), 1465 Fresco, on the Wall of the Church of Santa Maria del Fiore in Florence (Florence's Cathedral) by Domenico di Michelino(1417-1491:Italian Early Renaissance Painter)
      >>『신곡神曲The Divine Comedy』 35세가 되던 해 단테는 어두운 숲 속을 헤매다가 짐승들에게 앞을 가로막혀 절망에 빠져 있던 중,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로부터 지옥, 연옥, 천국을 보여주겠다 는 제의를 받는다. 아홉 개의 권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옥'에서 그들은 신앙을 갖지 못한 자, 애욕에 사로잡힌 자, 욕심쟁이, 구두쇠와 낭비벽의 죄인, 분노죄를 범한 죄인, 이단자들, 자살자, 사기범, 반역자들이 고초를 받는 참상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다음 일곱 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연옥'에서는 거만한 자들, 질투죄를 범한 자들, 분노죄를 범한 자들, 태만한 자들, 탐욕죄를 범한 자들, 음식과 육욕을 탐 욕한 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연옥을 통과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와 헤어져 '천국' 으로 향한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초원에는 꽃이 만발하고 레테의 강이 흐른다. 황금의 촛대를 선두로 신비로운 행렬이 다가오는데, 천사가 꽃을 뿌리는 꽃구름 속에 베아트리체가 나타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으며 10개의 하늘을 차례차례 둘러 본다. 베아트리체는 떠나고, 성 베르나르트의 도움으로 드디어 아베마리아 성가가 울리는 가운데 단테는 신의 성스러운 얼굴을 보게 되며 삼위일체의 깊은 이치를 깨닫고 지복의 경지에 이른다. 단테가 살던 시대는 중세봉건 시대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그는 중세의 공통어였던 라틴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탈리아어로『신곡』을 썼으며, 민족 의 독립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였다. 또한 르네상스의 모토인 '인본주의'를 엿볼 수 있 다. 단테의『신곡』은 그 당시 시대 상황과 맞물려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미술, 음악 등 예술계 전반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어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단뿐 만 아니라 헝가리의 작곡가 리스트,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에까 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Dante and Beatrice Speak to Piccarda and Constance of Sicily(Fresco, Paradiso, Canto 3), 1817-1827 by Philipp Veit(1793-1877:German Historical Painter)
      >>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단테 교향곡(Dante Symphony, S.106) 헝가리 작곡가 리스트(Franz Liszt:1811-1886)의 <단테 교향곡>은 단테의『신곡』을 관 현악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838년 '단테를 읽고'를 시작으로 1856년 교향곡을 완성하 였다. 그 해 11월 7일 드레스덴에서 리스트 자신의 지휘로 초연이 이루어지며 이 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바그너에게 헌정되었다. 제 1악장에서는 단테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9개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지 옥'으로 들어가 목격한 다양한 죄목으로 분류된 사람들의 벌받는 참혹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분마다 섬뜩한 관악의 소리로 표현하며 Lento Allegro로 처리하여 템포의 조바 심마저 유도하고 있다. 제 2악장에서는 질투와 탐욕에 사로잡혔던 인간들이 7개 층에 나뉘어진 '연옥'에서 고통 받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지옥'과는 달리 '연옥'은 그리스도 의 희생으로 구원의 길이 열리므로 희망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원래 리스트는 제 3악장 '천국'으로 작품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바그너가 천국을 음악으 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할 뿐만 아니라 신을 모독할 수도 있다고 한 충고를 받아들여 제 2악장에서 여성 합창 부분을 통해 '천국의 문'으로 이끄는 소리로 마무리 하고 있다.
Liszt/Eine Symphonie zu Dante's Divina Commedia(Dante Symphony) Staatskapelle Dresden Orchestra/Giuseppe Sinopoli(Cond.) & Dresden State Opera Chorus I. Inferno 1. Lento 2. Allegro frenetico 3. Lento 4. Quasi Andante, ma sempre un poco mosso 5. Andante ammoroso 6. Tempo primo II. Purgatoria 1. Andante con moto quasi allegretto. Tranquilo assai 2. Piu lento-Un poco meno mosso 3. Lamentoso 4. Poco a poco piu di moto III. Magnificat 1. L'istesso tempo 2. Un poco Piu lento Alegorical portrait of Dante, c.1530 by Agnolo Bronzino(1503-1572:Italian Mannerist Painter) The Barque of Dante(지옥의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1822 by Eugene Delacroix(1798-1863:French Romantic Painter) Dante and Beatrice Dante Drawing an Angel on the First Anniversary of the Death of Beatrice, 1853 by Dante Gabriel Rossetti(1828-1882:English Pre-Raphaelite Painter) Batrice, Meeting Dante at a Wedding Feast, Denies Him Her Salutation, 1855 by Dante Gabriel Rossetti Dantis Amore, 1860 by Dante Gabriel Rossetti Beata Beatrix, 1870 by Dante Gabriel Rossetti Dante's Dream at the Time of the Death of Beatrice, 1871 by Dante Gabriel Rossetti Dante by Michael Parkes(1944~:American Magic Realist Painter and Sculptor) Beatrice by Michael Par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