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이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을 듣는다면, 그는 실제로 어떤 사람일까요. '목소리가 크다'는 뜻이랍니다. '빠른 두뇌회전의 소유자'라면요? 자신이 한 실수에 그럴듯한 구실을 잘 둘러대는 이를 가리킨답니다. '날카로운 유머감각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면요? 최신 음담패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급소를 찌르는 뭔가가 있지 않습니까?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농담은 진실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유효하게 쓰인다"고 했습니다.
이번 주에 나온 《위트 상식사전 프라임》(보누스)은 유머 모음집입니다. 독일 출신 민속학자인 롤프 브레드니히(Brednich) 뉴질랜드 웰링턴대 교수가 편집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유머를 노동과 비즈니스, 예술과 철학, 정치와 이데올로기, 민족 등 주제별로 묶었네요.
두 사람이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라갔다가 강풍을 만나 길을 잃었습니다. 지면 가까이 기구를 내려보니 마침 길에 행인이 오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길을 잃었습니다. 여기가 어딘가요?" 그 남자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기구 안에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 기구가 다른 곳으로 흘러갔습니다. 잠시 후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아까 그 사람은 대기업 중간관리자임에 틀림없어." "왜 그런가?" "첫째, 대답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어. 둘째, 완벽하게 맞는 대답을 내놓았지. 셋째, 그런데 그 대답이 완벽하게 쓸모가 없다는 거야!" 여기서 중간관리자를 임원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머는 갈등과 긴장을 해소해줌으로써 인간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사원들에게 유머 교육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의사소통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들은 이상적인 배우자의 자질로 유머감각을 들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주가 최고인 탤런트 김태희도 어느 인터뷰에선가 유머 있는 남자가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두어 달 전에 나온 '메이드 인 블루―그녀가 행복해지는 법 10'(갤리온)에선 휴머니스트를 이렇게 규정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 어색함을 무마하려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 그러다가 곧 썰렁해지지만 또 화제를 만드는 사람/ 그래서 좀 실없어 보이지만, 기꺼이 그럴 수 있는 사람.'
-
-
썰렁한 유머 몇 개라도 챙겨 휴머니스트가 돼보시면 어떨까요?
-
-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