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비교. 통계자료

3000원 보내는데 3000원 들었다 ...송금 수수료가 기가 막혀

鶴山 徐 仁 2008. 3. 20. 21:12

배보다 배꼽 큰 은행 송금
고액·소액 차이없이 수수료 같아
고객 5명중 1명은 10만원이하 송금
"금액따라 수수료 세분화 바람직"

이경은 기자

 

"네? 얼마라고요?"

서울 서초구에 사는 노모(59)씨는 A은행 창구에 들러 3000원을 다른 은행 계좌로 부치려다가 송금 수수료가 3000원이란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노씨는 "돈을 받아야 할 사람이 급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지불했지만 300만원도 아니고 3000원 보내는데 수수료로 3000원을 떼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현재 대부분 은행들은 송금액과 관계없이 수수료를 건당 3000원씩 일률적으로 받고 있다. 1만원을 이체하든, 100만원을 이체하든 똑같이 3000원이다. 심지어 500원, 1000원을 송금할 경우에도 수수료로 3000원을 떼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된다. 그렇다 보니 소액을 송금하는 은행 고객들 입장에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소액 송금자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지도록 수수료 체계가 짜인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A은행과 B은행의 2008년 1~2월 기준 10만원 이하 소액송금 건수 비중은 각각 15%, 17%에 달했다. 5명 중 1명은 10만원 이하 소액을 보낸다는 얘기다. 하지만 은행들의 수수료 체계는 소액 송금자에게 별로 유쾌하지가 않다.

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타행 창구 이체시 송금액과 상관없이 무조건 3000원을 수수료로 떼간다. 외환은행은 1억원 이하 이체시 3000원, 1억원 초과시 1억원마다 3000원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국민은행은 100만원 이하 타행 창구 이체시 2000원, 100만원 초과시 3000원을 물린다.

이처럼 송금액을 무시한 수수료 체계에 대해 한 은행 개인영업부 관계자는 "소액이든 거액이든 인건비·전산비 등이 동일하게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금액별 차등화

그러나 과거엔 달랐다. 몇 년 전까지 은행들은 송금액 크기에 따라 다른 수수료를 매겼다.

C은행의 경우 2003년 이전에는 금액별로 4단계로 수수료를 물렸다가 2003년에 2단계로 줄였고, 2005년부터 송금액과 상관없이 3000원으로 일원화했다. 수수료를 송금액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하면 얼마든지 소액 송금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 소비자 운동을 담당하는 서울YMCA 서영경 팀장은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터넷 뱅킹 사용법을 잘 모르거나 사정이 급한 경우가 많다"며 "은행들이 수수료 구간을 세분화해서 매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짜 이유는 수입 극대화?

일본의 은행들도 소액 송금은 수수료를 우대해 준다. 미쓰이스미토모, 미쓰비시도쿄UFJ 등 대다수 일본 은행들은 창구 송금을 할 때 송금액 3만엔(약 30만원)을 기준으로 두 단계로 나눠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몇몇 국내 저축은행들은 송금액 구간을 최대 11단계로 쪼개서 수수료를 물리기도 한다. 예컨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0만원 이하 500원, 50만원 이하 800원, 100만원 이하 900원, 1억원 초과 3000원 등으로 세분해 놓았다. 은행보다 수수료가 훨씬 싸다.

한국저축은행도 10만원, 100만원, 1000만원, 5000만원으로 송금액을 구간별로 나눠서 수수료(400~2000원)를 매긴다. 대형 은행의 서비스가 저축은행만도 못한 셈이다.

그런데 은행들이 이렇게 단일 수수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얼까. D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비싸게 물려야 고객들이 창구로 오지 않고 인터넷 뱅킹 같은 저비용 채널로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수수료 수입 때문"이라고 E은행 PB팀장은 귀띔했다. 금액과 무관하게 건당 일정한 수수료를 매겨야 은행 수입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8개 시중은행들의 개인 고객 대상 수수료(추심 수수료 포함) 수익은 총 7020억원에 달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18/20080318018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