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대학들 부실 ‘테솔’ 장사

鶴山 徐 仁 2008. 3. 15. 19:05

 

정부가 영어몰입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테솔(TESOL·비영어권 학생에게 영어 교육 자격을 주는 교육과정) 수료자를 영어전문교사로 채용하겠다고 밝힌 뒤 대학들이 앞다퉈 각종 테솔 과정을 양산하면서 곳곳에서 부실 운영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재학생·졸업생 반발에 오락가락

올해 신입생부터 영어학부에서 관련 과목 6개를 이수하면 테솔 수료증을 주기로 한 사이버외국어대학은 재학생들의 반발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3일 테솔 수료증 발급 범위를 2008학년도 신입생·편입생으로 한정했다. 그러자 재학생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우리도 수료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을 올리며 항의했고, 학교쪽은 사흘 만에 재학생도 일정요건을 갖추면 수료증을 발급한다는 ‘특별조항’을 학칙에 추가했다.

이어 졸업생들이 “왜 우리는 안 되느냐.”며 반발했지만, 학교쪽은 ‘테솔 수료증 학칙이 올해 생긴 것이어서 졸업생에게 소급적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학교쪽의 불가 입장에 졸업생들은 조직 행동까지 준비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영어학부 신입생 김모씨는 “학생들의 말에 따라 쉽게 학칙을 바꾸는 학교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졸업생들도 생업이 달린 문제라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도 교재도 오리무중

제주의 탐라대 테솔과정은 다음달 5일 첫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교수진도 발표하지 않고 교재도 준비하지 못했다.14일 현재 교수 4명 가운데 한 명이 결정되지 않았고 관련 교재도 4권 가운데 한 권만 구비된 상태다. 대학 관계자는 “조만간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부실 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남대는 올해 첫 테솔 이수자를 뽑기 위해 CBT(Computer Based Testing) 영어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흡한 진행으로 지원자들의 원성을 샀다. 한 참가자는 “시험을 치르는 동안 컴퓨터가 10차례 이상이나 다운됐다.”면서 “지원자가 많아 여러 건물에서 시험을 치른 건 이해하지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항의했다. 학교쪽은 “죄송하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당황해했다.

과열 양상으로 대학 배불리기?

경기대, 덕성여대, 대구한의대 등도 잇따라 테솔 과정을 신설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중학교 영어교사 윤모(31)씨는 “아직 영어전문교사로 채용되는 테솔 수료자의 기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원자가 너무 많아져 한 사람에 몇백만원의 등록금으로 대학의 배만 채워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기사일자 : 2008-03-15    10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