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바람 - 김남조

鶴山 徐 仁 2008. 2. 8. 21:52
    바람 - 김남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靑果) 연한 과육(果肉)에
    수태(受胎)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果園)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 지 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었던 게야
    바람의 의관(衣冠)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면
    바람따라 나도 갈래
    바람 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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