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심야토론을 보니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왜 새롭다는 것에 대한 기본 개념의 차이가 이토록 클까?
평준화나 300프로젝트나 모두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안이라고 한다.
하지만 평준화도 그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이명박의 300프로젝트는 일부 특권층과 특수한 학생들에게만 긍정적이고 대다수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더욱 우려되는 정책이다.
이명박 측이 평준화 하에서 교육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하향평준화 되었다고 성토하며 자신들의 교육정책인 300프로젝트와 대학자율화가 마치 그 해결책인양 주장하는데 이는 우산을 써도 빗방울이 튀니 발가벗고 서있으면 옷이 안젖는다는 논리와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교육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향평준화엔 절대 동의하지 않지만 교육의 목표가 대입으로 획일화되었으며 평준화 안에서도 양극화가 점차 심해지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지엽적인 제도의 문제점을 따지는 이러한 논쟁은 의미가 없으며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의 원죄인 학벌과 서열화에 대해 그것이 왜 문제가 되고 어떻게 개선 되어야 하는지 말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서열화, 학벌사회, 사교육 열풍 등은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부분으로 민족성에 가까운 것이기에 인위적인 조정이 어렵고 오히려 고학력 사회화 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젠 이명박의 말 그대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시기가 왔다.
이는 경제나 교육이나 역사관이나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말이다.
7,80년대 고도 성장기엔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일부 자본가와 권력층에게 부가 집중되는 부조리가 판쳤으나 그로 인해 국민들의 평균적인 경제수준이 높아졌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 처럼, 교육 역시
남보다 출세하여 신분을 상승시켜 보려는 사람들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현재의 고학력 시대가 탄생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지난30,40 여년 간 우리 국민은 출세하여 남보다 잘먹고 잘살아보자는 의지하나로 주구장창 달려왔고 그 결과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을 이루게 된 것이다.
우린 이젠 더 이상 그러한 성장과 출세의 패러다임 속에 갖혀있어서는 안되는 시대에 도달했다.
이명박은 7%성장을 이야기 하지만 사실 달성도 어렵고 이루어져도 부작용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는 것이다.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패러다임은 정신적 성숙성, 안정된 사회 시스템 그리고 환경이다. 우리사회는 이제 앞을 보고 달려야할 이유가 없다. 예전엔 먹고 살기 힘들었으나 이젠 남아도는 영양분이 걱정이다. 예전엔 무식해서 답답했지만 이젠 정보가 넘쳐나서 어지럽다.
다만 이러한 혜택에서 소외된 곳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는 것이 문제이며 사회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 (이를테면 북한문제, 범죄, 대형사고, 불균형, 시민의식 결여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즉, 내실을 다져야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소수정예가 전체를 먹여살린다는 이론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의 효율성만을 고려한 발상이다. 사회발전을 위해 소수정예에게 특혜를 주자는 말은 오히려 전체주의적인 생각이다. 선진사회는 단순히 경제나 효율성으로 판가름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경제 10위라고 한들 스스로나 외부에서나 선진국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의식 수준이 후진적이기 때문인 것이다. 미국이 실제적인 강자로써 군림하지만 세계적으로 적대시되고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물질만능과 약육강식을 자유라는 말로 포장하여 그것이 인간 본연의 권리라는 주장을 한다.
미국의 영향 아래 사대의 전통을 계승하는 기득권과 보수세력들은 미국이 하면 모두 선이고 그것이 선진사회의 전부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외국을 좀 안다하는 어떤 사람들은 최근 일본은 물론 독일, 뿐만아니라 사회주의적 교육정책을 펴는 프랑스에서 조차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간 경쟁을 유발한다라는 말로 사람들을 호도한다.
이것은 전말이 완전히 바뀐 주장이다. 그럼 선진국이라 불리는 그들(일본 제외)은 왜 지금껏 사회주의적 평등한 학교 정책을 유지해왔는지 그것으로 어떻게 선진국이 되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미국주도의 세계화와 무한경쟁 체제로 가는 국제정세 때문에 일부 수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학문, 문화, 예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그런 결과는 그들의 우수한 대학과 사회시스템이 만들어 낸 것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학벌은 타파되어야 한다.
경제 역시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교육도 중간 층이 잘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층이 결국 사회를 만든다.
이 중간 정도의 학력과 학습수준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능력과 특성을 갖은 사람들이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올바른 방향이며 이러한 적성 발굴과 능력개발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학벌이란 능력을 떠나 어느 학교 출신인가가 중시되며 그들이 학연으로 기득권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부조리이다. 당연히 타파되어야 한다. 이것을 인정하자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사람이다.
우리사회는 서열화를 좋아한다. 무조건 모든 분야에서 등위를 가리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스포츠가 아니다. 1등 또는 상위권이 되고자 하면 우선 종목별로 줄을 서야 하며 종목간에도 다시 우선 순위를 가려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획일적이어서도 안된다. 너무나 단순한 원리이지만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줄을 서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줄을 안서면 불이익이 생기는 구조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학벌사회, 서열화, 사교육. 모두 어려운 문제이지만 근본적인 생각의 변화가 있으면 고칠 수 있다.
1. 국공립대학 통폐합으로 수준을 평준화한 후 사립대가 쉽게 따라 올 수 없을 정도의 지원확대로 대학 교육의 수준을 높인다.
2. 국공립대의 입시는 내신과 특기적성만을 고려한다.
3. 강력한 졸업 정원제를 통하여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산업현장에서 이바지하도록 한다.
4. 대학의 학비를 기본적으로 국가와 학생이 50%씩 부담하고 성적에 따라 비율을 달리한다.
5. 실업계고등학교(마이스터고도 좋다)를 확대하고 3년 졸업 후 2년~4년 간 전공분야 심화과정과 테스트를 거쳐 사회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기사(또는 마이스터)자격을 주되 그 역시 졸업정원제에 준하는 엄격한 평가를 거치도록 한다.
6. 초등학교와 중학교 일반 교과 과정에 대한 사교육을 전면 금지한다.
단 미진한 아이는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한다.
7. 국가와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모든 시험과 채용에 학력차별과 학력자격을 없앤다.
8. 사회인들이 일정 기간의 경력이나 업적으로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 할 수 있는 길을 넓힌다.
이러한 방법 또한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최고수준의 대학을 나오려는 현실은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으므로 상위대학과 대학원은 정말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아카데미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대부분의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기 적성분야와 관련된 공부만을 하여 사회에 투입된다면 국가적인 낭비를 없애고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교육의 가장 큰 공을 세운 것도 아줌마이고 가장 큰 걸림돌도 아줌마라고 하는데
이건 절대로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이젠 어머니들이나 정책입안자를 떠나 우리 모두가 생각을 바꿔야한다. 남보다 잘되기 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해 교육을 선택해야 한다. 무척 어려운 이야기 이지만
이젠 그래야만 선진국이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지금까지의 소모적인 경쟁은 결국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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