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법학과 이기용(50) 교수는 5일 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친 뒤 오후 2시45분쯤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이 교수는 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강의를 모두 마치고 입원치료를 받겠다.”며 수술 날짜를 종강 이후로 미뤄왔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교수는 2개월 전 우연히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뒤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맡은 강의를 중단할 수 없다며 입원 치료를 거부한 채 강의를 계속 하면서 병원을 오가며 방사선 및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는 항암 치료를 받으며 2학기 대학원 강의와 학부 2과목 수업을 계속해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성실하게 강의에 임했고,쓰러지기 직전까지 담보물권법 마지막 강의를 마치기 위해 3시간 연속 수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최근 치료를 마치고 종강 이후인 이번달 말쯤 수술을 받기로 한 뒤 체력을 회복해가던 중 자신의 연구실에서 쓰러졌다.그와 가깝게 지냈던 법학과 박광민 교수는 6일 “항암 치료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종강까지 열정적으로 수업을 계속하다 과로로 쓰러진 것 같다.”며 동료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 교수를 따랐던 학생들은 갑자기 세상을 뜬 그를 애도했고 법과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그의 개인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마지막 강의를 들었다는 한 학생은 “교수님께서 수업을 마치시고 마지막에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고 말씀하신게 아직도 생생합니다.”라며 “웃으시던 모습을 더이상 뵐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라고 썼다.
아이디가 ‘06학번’인 학생은 “종강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신 분인데 오후에 연락받고 믿기지 않더군요.교수님이 저희 수업 때문에 돌아가신것 같아 무척 죄송스럽습니다.”라며 종강 직후 감사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이승우 법과대학장은 “투병 중에도 강의를 소홀히 하지 않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강의를 하신 책임감이 강한 분이었다.”며 “우리 대학이 실력있는 소중한 분을 잃어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성균관대 법학과는 이 교수의 공적을 기리는 뜻에서 7일 오전 10시 법학관 모의법정에서 법과대학장으로 영결식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