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고택(古宅)에서 하룻밤… 마음도 따라 쉬어 가네

鶴山 徐 仁 2007. 11. 20. 16:21
  • 바람도 쉬어가는 집… 마음도 따라 쉬어 가네
  • 고택(古宅)에서 하룻밤
  • 강릉 안동=글 송혜진기자 / 사진 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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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경북 안동의 눈부신 절경을 품은 농암고택. 사랑채 금구당의 고아한 멋은 이 그림같은 풍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 해질녘 하늘을 가리는 밥 짓는 연기… 바람이 스며들며 덜컹거리는 문풍지 소리까지…조금은 허술하고 낡은 곳이지만 갈라진 벽 틈새로 옛 이야기 피어오르는 곳…

    • 고택에 갈 때 챙겨야 할 단 한 가지… 유유자적의 마음가짐뿐입니다


      ‘한 치 두 치의 꼼꼼한 계산으로는 이룰 수 없는 생의 심연,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무를 깎는 정밀한 대패소리보다 밤의 문풍지 소리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어령의 ‘우리 문화박물지’는 우리 전통 가옥의 ‘문’(門)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 옛날 집, 고택(古宅)에서 하룻밤을 묵어 보면 그의 문장을 수긍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들고 나는 누마루, 반들반들한 섬돌과 해질녘 하늘을 가리는 밥 짓는 연기, 바람이 스며들며 덜컹거리는 문풍지 소리까지…. 조금은 허술하고 낡은 곳, 갈라진 벽의 틈새를 바라보며 상상력으로 옛 이야기를 떠올려 하는 수고로운 즐거움이 ‘고택’엔 있습니다. ‘고택 체험’을 떠날 때 챙겨야 하는 것은 오직 하나, 유유자적(悠悠自適)의 마음가짐뿐입니다.

       

    • 달궈진 아랫목에 몸을 뉘인 초가을 새벽, 닭 우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한들 다시 잠 들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까요. 찬물로 세수를 하고, 소박한 밥상을 안에 들여놓는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도 좋답니다.

       

    • 외로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고택(古宅)은 고택(孤宅)이 아니니까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한옥은 3~4년이면 삭지만, 사람 손을 꾸준히 타는 전통 가옥은 수십 년이 지나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가족 또는 그리운 누군가의 손을 잡고 고택을 찾아가는 것은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다 지친 오래된 집에게도, 도심의 단단한 현대 건물에 지친 당신에게도 모두 위안과 휴식을 주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여행일 수도 있습니다.

       

    • 우리나라 곳곳에 뿌리 내린 오래된 옛 집들이 지금 당신을 위해 덜컹거리는 장지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섬돌에 당신의 흙 묻은 운동화를 올려놓는다 한들 그 누구도 탓하지 않으니, 옛 집의 흙 마당을 기웃거려 보고 싶다면 이제 D2~D3면을 들춰보세요. 경북 안동의 ‘농암고택(聾巖古宅)’과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船橋莊)’을 중심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고택들을 소개합니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25/20071025003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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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택에서 하룻밤] 경북 안동 농암고택
  • 새소리에 눈 떠… 흘러가는 구름 좇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문다
  • 강릉 안동=글 송혜진 기자 
    • ▲ 경북 안동 농암고택(聾巖古宅) : '어부가'로 이름이 알려진 조선시대 학자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종택. 경북 안동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해 있다. 집을 둘러싼 풍경은 사람을 압도한다. 수직으로 뻗은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부드러운 산허리, 굽이치는 낙동강의 물결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안동 농암고택

      농암이 오랜 벼슬살이를 마치고 고향에 내려와 지었다는 ‘농암 바위에 올라와 보니 늙은 눈이 오히려 더 밝아진다’는 시조 구절을 가슴에 절로 와 닿게 하는 집이다. 청량산과 건지산, 강 모래톱을 끼고 선 이 우아한 옛 집의 솟을대문을 열고 들어가봤다.
    • ▲ 농암종택 '긍구당'에서 산수화를 그리는 화가
    • :: 긍구당(肯構堂)에서 물결 굽어보다

      고택을 지키는 농암 17대손 이성원씨는 까칠한 주인이다. “내 집 좋다고 자랑하는 짓은 별로 안 하고 싶다”며 손님들 앞에서 입을 다문다. 그래도 “집이 원래는 도산면 분천리에 있었는데, 안동댐을 지으면서 집이 수몰될 위기에 놓여서 3년 전 이 곳으로 옮겼다. 아직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만은 들려줬다.

      농암고택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대문 정면에 서 있는 별채 ‘긍구당(肯構堂)’. 고려시대 때 농암 선생의 고조부가 지은 건물이다. 화백이나 문인들이 종종 찾아와 묵는 곳이다. 조선시대 명필 신잠(申潛)이 글씨를 쓴 현판이 우아하다. 누마루에 올라서면 퇴계 이황이 오가며 ‘도산십이곡’을 지었다는 ‘예던 길’(시조에선 ‘녀던 길’로 표기됨. 진리의 길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과 강물이 아련하게 내려다 보인다. 주인 이씨가 “이 곳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 곳 누마루에 앉아 하루 종일 아무 생각 없이 빈둥빈둥 대야 한다”고 무심하게 말했다.

      :: 새벽녘 물 안개와 해질녘 석양 즐기기

      농암고택에서의 하루를 제대로 즐기려면 새벽녘과 해질녘의 풍광을 놓치지 말 것. 창호지를 바른 문 틈 사이로 희뿌연 아침 빛이 스며들 무렵에 잠을 깼다면 잠시 마당으로 나갔다 올 것을 권한다. 아침 물 안개가 자욱하게 고택을 덮는다. 해질녘엔 밥 짓는 연기 위로 떠 다니는 주홍빛 구름을 볼 수 있다. 경치는 단풍이 청량산을 뒤덮기 시작할 무렵인 11월 초, 산벚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5월 초가 가장 좋다고.

      :: 하룻밤 묵기

      묵을 수 있는 방은 총 12개. 별채와 사랑채, 대문채, 긍구당을 개방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긍구당은 하룻밤에 4인 가족 기준으로 10만원. 작은 중간방과 마루, 내부에 있는 화장실까지 함께 빌리는 비용이다. 별채의 작은 방은 하룻밤 5만원, 대문채의 작은 방은 하룻밤 4만원이지만, 공동화장실(수세식)과 세면실을 사용해야 한다. 주말엔 인터넷이나 전화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세면도구와 수건은 준비해야 한다.

      :: 가는 길

      안동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도산서원과 오천유적지를 지나, 봉화로 접어들기 전 ‘예던 길’로 들어서면 농암고택이 나온다. 문의 (054)843-1202,
      www.nongam.com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24/2007102401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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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택에서 하룻밤] 강원도 강릉 선교장
  • 강릉·안동=글·송혜진 기자 /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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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이 거처하는 그윽한 집’이라는 뜻의 전통 가옥. 족제비가 터를 잡아줬다는 영동 제일의 부잣집이다. 효령대군의 11세손인 무경 이내번(茂卿 李乃蕃·1703~1781) 선생이 한 떼의 족제비가 무리를 지어 서북쪽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겨 그 숲에 자리를 잡고 정착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10개 동의 방 125칸, 행랑채만 23칸이나 되는 규모가 감탄을 자아낸다.
    • ▲ 강릉 선교장의 정자 '활래정' 내부
    • ▶ 강릉 선교장

       

    • 활래정에 앉아 다도 배우기

      대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정자가 ‘활래정(活來亭)’이다. 흙을 전혀 바르지 않고 문으로만 벽을 연결해 만든 독특한 건축 형태, 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연꽃 연못의 아름다움은 우리나라 정자 중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다. 연꽃이 무성할 때도 아름답지만, 꽃이 진 초가을의 연못도 쓸쓸한 맛이 있다. 창을 활짝 열고, 고택을 내려다 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이 감미롭다. 매년 8월엔 전국 다인(茶人)들이 모여 다회(茶會)를 연다. 단체 손님이 미리 예약을 하면 이 곳에서 다도를 배울 수도 있다.

    • ▲ 고택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나뭇잎을 찻잔 받침으로 써보자.
    • 행랑채에서 묵기

       

    • 행랑채와 연지당, 중사랑에서 묵을 수 있다. 방이 넓어 가족 단위보다는 10명 이상의 단체 손님이 묵기에 더 낫다. 정해진 가격은 없고, 방 하나에 10만~20만원 정도로 1인당 약 2만원을 예상하면 된다. 절절 끓는 아랫목에 누워 혼곤히 자다가 아침 새 소리에 잠을 깨고 나오면, 오가는 아주머니들이 일제히 “잘 잤냐”고 묻는다. 식사를 따로 제공 받을 수 없고, 샤워시설이 밖에 있어 방까지 오가는데 불편하다. 따로 신청하면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내년 5월부터는 안채인 동별당과 열화당을 개방하고, 가족 단위의 손님도 받을 예정이다.

       

    •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을 넘어 속초·동해를 따라 가다 고가도로를 타고 동해고속도로로 넘어간다.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향으로 올라가다, 7번 국도에서 만나는 사거리에서 경포대 방향으로 직진하면 선교장이 나온다. 문의 (033)646-3270, www.knsgj.net

    • ▲ 경주 호텔 라궁
    • ▶ 기타 ‘고택 스테이 명문가에서의 하룻밤’ 저자 여태동씨가 추천한 곳들

       

    • 안동 수애당

      납북된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수애 류진걸(水涯 柳震杰·1899~?) 선생이 세운 고택. 춘양목으로 지은 고택의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하다. 5칸 규모의 솟을대문이 명문가의 기품을 느끼게 해준다. 총 11개의 방을 개방하고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사랑방은 9만원, 중간방은 6만원을 받는다. 한 사람당 5000원을 별도로 내고 예약하면 아침식사를 차려준다. 문의 (054)822-6661, www. suaedang.co.kr

       

    • 봉화 만산고택

      도산서원장을 지냈던 만산 강용(晩山 姜鎔·1846~1934) 선생이 지은 고택.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에 자리잡고 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21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정면 11칸짜리의 별당 행랑채인 ‘칠류헌(七柳軒)’이 아름답고, 겹층으로 쌓은 육중한 용마루는 고택의 품위를 더해준다. 숙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아니므로 방의 가격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주인 부부가 인심이 좋으므로, 숙박을 원한다면 미리 연락을 하고 하룻밤 묵을 것을 정중하게 청하면 좋을 듯 하다. 문의 (054)672-3206

       

    • 청송 송소고택

      ‘덕천동 심부자댁’ 고택으로 불리는 경북 청송군의 송소고택은 밤 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아궁이불로 방을 데워준다. 미리 예약하면 각종 산채나물을 찬으로 내오는 아침상을 방 안에서 받을 수 있다. 문의 (054)873-0234~5, www.songso.co.kr

       

    • 전주 양사재

      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고택. 과거 전주향교의 부속건물이었던 것을 한옥 체험장으로 개방해 새로 꾸몄다. 군불 뗀 바닥자국이 남아있는 구들방이 정겹다.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2인 기준 6만원 선.

      문의 (063) 282-4959, www.jeonjutour.co.kr

       

    • 경주 호텔 ‘라궁’

      고택과 조선시대 행랑채를 그대로 복원해 놓은 특급 한옥 호텔. 전통 가옥에 머물고 싶지만,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곳. 고급 보료로 꾸민 침실이나, 배롱나무와 기왓장 위로 떨어지는 햇살을 보며 마당에서 노천온천까지 즐길 수 있게 배려한 객실들이 상당히 훌륭하지만, 하룻밤 30만원의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 테마놀이공원인 ‘신라밀레니엄파크’ 안에 위치해 있다.

      문의 (054)778-2100, www.shillamillennium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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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24/200710240128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