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13분 일본 니가타현 일대에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 최소 5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산케이 스포츠가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오후 12시 기자회견을 열어 “최초 지진 발생 이후에도 진도3 크기의 여진이 13회 발생했다.”며 “향후 1주일간 장소에 따라서 진도5 에서 진도6 미만의 여진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내용을 보면 ‘규모 6.8’과 ‘진도3’,‘진도5’ 등 조금 다른 표현으로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고 있다. 그 둘은 무슨 뜻이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규모 6.8과 진도 6은 어떤 의미일까.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얘기하는 리히터는 또 무슨 뜻일까.
신문에서조차 리히터 규모(Magnitude)와 진도(Intensity)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둘은 엄밀히 말하면 연관성이 없다. 따라서 용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리히터 규모’는 절대적 개념의 수치로서,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 인가를 나타낸다. 이 수치에는 지진이 발생한 지점인 진원까지의 거리와 지진파의 진폭 등이 반영돼 규모 6.7, 규모 5.3처럼 소수 첫째자리까지 나타낸다.
반면에 ‘진도’는 상대적 개념으로 어느 특정 장소에 나타난 진동의 세기를 나타내는 수치로서, 사람의 느낌이나 구조물의 흔들림 등을 계급화 해 ‘진도5’,‘진도6’처럼 정수로 나타내는 척도이다.
예컨대 일본 지진의 진앙은 나가타현 앞바다로 예상하고 있는데, 나가타와 도쿄의 피해 정도는 다르다 하더라도 나가타에서 관측된 이 지진의 규모와 도쿄에서 관측된 지진의 규모는 6.8로 같다. 하지만 나가타에서의 진도와 도쿄에서의 진도는 수치가 다르다. 이처럼 동일한 지진인데도 장소에 따라 진도의 크기가 다른 주원인은 진원까지의 깊이다. 땅 속 640㎞에 있는 맨틀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지진은 지표면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지만, 지표에서 5㎞ 아래에서 발생한 훨씬 더 규모가 약한 지진은 넓은 지역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진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지진의 피해가 커지는 건 아니다. 이번에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지진은 상당히 큰 피해를 입혔지만, 규모 6.0∼6.9 사이의 지진은 일 년에 전세계적으로 120번 정도 발생한다고 한다. 지진의 피해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진도다.
지표면에서 측정한 지진의 정도를 임의의 잣대로 표시한 진도는 숫자에 따른 크기가 지수 함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래서 진도 6인 지진은 5인 지진보다 약 32배나 더 크고,4인 지진보다는 1024배나 더 강력해서 피해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
이세연 명덕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