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가방 2개만 들고 떠나는 인도 대통령

鶴山 徐 仁 2007. 7. 21. 18:18
뉴델리=이인열 특파원 yiyul@chosun.com
입력 : 2007.07.21 00:44 / 수정 : 2007.07.21 00:44
  • ▲ 압둘 칼람
  • “나는 가방 2개만 들고 떠납니다. 하지만 인도가 선진국이 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오는 25일 퇴임을 앞둔 압둘 칼람(Kalam) 인도 대통령은 19일 인도이슬람문화센터 강연에서 “5년간의 영광스러운 날들을 마감하고 바시트라파티 바완(대통령궁)을 떠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들고 나갈 짐은 2개의 가방 외에 그동안 모았던 각종 서적들이 전부다.

    칼람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한 유명인사가 나에게 펜 2개를 퇴임 선물로 줬지만 돌려줬다”는 최근 일화를 전하며,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으면 마음속에 있는 신성한 빛이 사라진다는 힌두교 마누 법전 문구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패가 만연된 인도 정치판에 청렴성을 강조한 언급이다.

    칼람 대통령은 ‘인도 핵의 아버지’로 불린다. 과학자 출신으로 1982년 인도 국방개발연구소(DRCL) 소장을 맡은 뒤 이듬해 통합유도 미사일 프로그램(IGMDP)에 참가했다. 1998년엔 인도 서부 라자스탄 주의 사막에서 실시된 인도의 2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999년부터 국가 최고과학자문회의에서 정부의 수석 과학고문을 맡아왔던 그는 은퇴한 다음해인 2002년 7월 현재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후보로 나서 임기 5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서 소수 종파인 무슬림인 그는 평생을 청렴한 금욕주의자로 살아왔다. 특히 최고과학자문회의 고문직에서 은퇴할 때 정부가 제공하는 최고급 빌라를 사양하고 오래 전부터 살던 단칸방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었다. 또 젊은 시절 결혼식 당일 자신의 결혼식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일에 ‘중독’돼 있었고 나중에 양가 어른들에게 사과편지를 보내면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