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고 또 내리는데 국산차는 올리고 또 올리고… ●수입차… 3000만원대 도입 잇따라 ●국산차… 신모델 나오면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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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비싼 수입차는 값을 내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국산차는 가격을 올리는 ‘가격 반전(反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시장 확대를 노리고 값을 내리거나 중저가 모델을 잇달아 도입 중이다. 반면 국산차는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고도 100만~200만원씩 값을 올리고 있다. 국산차는 고급·대형화에 주력하고, 수입차는 중저가 차로 판매차종을 확대하면서 양쪽 진영이 가격으로 맞붙는 경우가 늘고 있다.
◆프리미엄급 수입차, 3000만원대 차량 속속 투입=BMW·아우디가 최근 3000만원대 모델 도입을 결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4월 3690만원짜리 중소형 해치백 ‘마이B’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8일 “중소형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차)인 1시리즈를 국내에 투입해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가격대는 윗급 모델인 3시리즈와 가격차를 감안해 3000만원대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1시리즈는 유럽에서 일반 해치백보다 한 급 높은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팔린다.
아우디도 내년에 중소형 세단 A4의 아래 모델인 해치백 A3를 국내에 도입키로 결정했다. 아우디코리아 트레버 힐 사장은 “국내 판매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폴크스바겐코리아도 “내년에 신형 SUV 티구안(Tiguan)을 3000만원대 후반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이 자랑하는 2리터 TDI 디젤엔진을 장착, 성능·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출시 이후 국산 SUV 시장도 일부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브도 올 10월 중형 스포츠세단 9-3 신모델을 내놓고, 큰 폭의 가격인하를 단행한다. 사브 관계자는 8일 “최고출력 210마력에 각종 안전장치·모니터까지 설치된 풀옵션 모델이지만, 기존의 동급보다 1000만원가량 싼 3600만원대로 책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프는 지난달 중소형 SUV 컴패스를 2990만원에 출시했다. 국내 싼타페 최고급형보다 싸다.
최근 BMW가 5시리즈 신모델의 값을 최대 1900만원 내린 데 이어, 아우디도 이달부터 Q7 등 일부 차종에 한해 최고 650만원을 깎아주고 있다. 등록·취득세 지원에 6개월 무료주유권, DMB내비게이션까지 10% 정도 깎아 파는 수입차도 늘고 있다.
◆국산차 ‘신모델=가격인상’이 공식=국산차는 여전히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가격을 올려 받는 게 공식처럼 돼 있다.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는 대신, 이를 판매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일 SM5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구형보다 최고 200만원, 값을 올렸다. 엔진이 바뀌긴 했지만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는 최근 기존 싼타페 2.2보다 배기량이 작은 싼타페 2.0 모델을 내놓으면서 출고가격을 30만원이나 올려 소비자들의 비난을 샀다. 2.0은 특소세가 5%, 2.2는 10%가 붙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떨어져야 정상이지만, 세금 경감분을 자동차회사가 고스란히 가져간 것이다.
또 12일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유럽형 해치백 ‘i30’은 동급인 아반떼보다 100만원 정도 인상될 예정이다. 디젤 풀옵션은 2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배기량·파워가 더 높은 혼다의 시빅 1.8(2690만원)과의 가격차가 500만~600만원으로 좁혀진 것. 또 현대의 대형 SUV 베라크루즈는 최고급모델에 옵션을 모두 추가하면 차 값이 5033만원에 달한다.
산업연구원의 조철 연구위원은 “수입차의 브랜드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차가 20~30% 이내로 줄어들면 수입차를 선택하는 계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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