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팔레스타인 내전 위기

鶴山 徐 仁 2007. 6. 15. 20:18

 

팔레스타인이 1994년 자치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BBC 등 외신들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이 지난 3월 출범한 하마스와의 공동내각을 해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 대통령궁 등 가자지구 장악

BBC는 15일 가자지구가 이미 과격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손에 넘어갔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자체 보안군 6000여명과 1만 5000여명의 산하 무장조직 이제딘 알-카삼 여단 조직원을 동원해 대통령궁을 포함한 가자지구내 주요 보안시설을 모두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은 하마스 지지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가자지구와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의 영향력이 큰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나뉘어 있다. 전문가들은 아바스 수반의 이번 선언으로 하마스와 파타당 무장조직 사이의 충돌이 격화, 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하마스 출신 팔레스타인 총리 이스마일 하니야는 “아바스의 어리석은 결정이 우리의 합의를 배신했다.”면서 아바스의 결정을 즉각 거부했다.

반면 하마스가 장악한 자치정부 내각을 신임하지 않았던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번 아바스 수반의 결정이 ‘합법적인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결정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미국이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美 개입 시사… 유엔도 파병안 검토

유엔도 나바스 수반의 요청에 따라 파병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문 총장은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 대사들과의 오찬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다국적군을 파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동내각 붕괴의 결정적인 구실을 제공한 것은 가자지구내의 무력 충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번 사태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압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주류다.

공동내각을 구성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인정하지 않고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고사 작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팔레스타인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EU가 약속한 재정지원을 중단시키고, 이스라엘이 자치정부에 제공하기로 한 월 5500만달러를 동결시킨 재정압박 정책이다.

●美·이 하마스 고사작전이 파국 불러

그 결과 팔레스타인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졌고 하마스 내각의 국정 추진 능력은 악화된 여론에 의해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이런 상태라 아바스 수반이 조기 총선을 강행한다면 팔레스타인의 분열은 기정사실화된다. 아울러 조기총선이 치러진다 하더라도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가 참여하지 않는 ‘반쪽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파타당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어 내각을 점령한다 해도 정당성 시비에 휘말려 내전의 빌미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또는 유엔이 정치적 혹은 군사적으로 관여할 경우 주변 이슬람 국가를 자극해 중동전쟁의 불씨를 되살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공동내각 붕괴 일지

▲2006년

1월25일 자치정부 출범(1994년)후 두번째 총선에서 하마스 승리

3월28일 파타당 참여거부로 하마스 단독 내각 출범, 미국과 EU 원조중단

6월25일 팔레스타인 3개 무장단체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상병 납치.

10월1일 하마스, 파타당 지지자 충돌로 8명 사망

11월1일 이스라엘 군 가자지구 공격, 주민 56명 사망

12월16일 아바스 수반 하마스 내각 대체 위해 조기 총선 계획 발표

12월11∼23일 하마스와 파타당 충돌로 최소 20명 사망

▲2007년

1월21일 아바스 수반과 하마스 공동내각 구성 협상 실패

3월17일 공동 내각 출범

6월9일 하마스와 파타당 무장조직 가자지구서 충돌 격화로 100여명 사망

6월14일 아바스 수반 공동내각 해산 및 비상 사태 선포

기사일자 : 2007-06-16    1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