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2일자 보도에서 “지금까지 학생들이 교내에서 이렇게 활발하게 종교 활동을 한 적은 없었다.”는 하버드대 피터 홈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최근 미 대학가에 불고 있는 신앙 열기를 전했다.
버클리대에는 50∼60개의 기독교 모임이 있으며, 학교 인근 가톨릭교회와 장로교회에 출석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대학 장로교 교목 레브 랜디 베어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종교 생활은 새로운 현상이며, 놀랄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위스콘신대 찰스 코헨 역사·종교학 교수는 “10∼15년 전에 비해 학생들이 지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종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코헨 교수가 7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종교학과는 매년 70∼75명의 전공자를 배출하고 있다. 레하이대 종교학과장 벤저민 라이트도 “처음 부임한 17년 전에는 종교학 전공자가 단 2명이었지만 올해는 18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고등교육연구소가 2004년 실시한 대학생들의 신앙생활에 관한 설문조사에선 신입생 11만 2000명 가운데 3분의2가 매일 기도를 한다고 답했으며,80%는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또 신입생중 절반은 신앙심을 돈독히 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에 귀의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레하이대 교목 로이드 스테픈은 9·11테러와 이라크전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들이 부모에게서 요구받았던 종교적 생활을 자식들에게 부과하지 않기로 결심한 세대다. 하지만 테러와 전쟁을 겪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들을 종교로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폭넓은 종교적 경험과 다양성을 지닌 외국인 학생들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과 정치에서 종교적 신념이 중시되는 경향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