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다랭이 마을, 그리고 南海

鶴山 徐 仁 2007. 4. 5. 21:01
그리운 엄마 품 속…

다랭이 마을, 그리고 南海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유람을 목적으로 했다면 일일이 행선지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남해군에 있는 ‘가천 다랭이 마을’을 보러 갔다 풍광이 고즈넉한 남해군(南海郡)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깎아지른 절벽도,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도, 파란 보리빛의 논밭도…, 모든 게 아름다웠던 남해의 고요한 풍경을 지면으로나마 전해 봅니다.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바다 쪽으로 잡은 풍경으로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이 따로 없다. ●● 남해로 가는 길에는 벗나무가 무성해서 아름다운 길을 곧잘 만나게 된다. ●●● 남해에 있는 일명 ‘독일인 마을’로 독일로 일하러 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노후를 위해 분양한 단지. ●●●● 남해에는 어업이 아닌 농업이 주요 생업으로 대부분의 논밭이 계단식으로 되어 있다.


한 기업의 광고 CF로 유명세를 탄 108 계단의‘다랭이 마을’이 여행의 목적지였습니다.
목적지인 그곳을 가기 위해 휴일 새벽 서둘러 차를 몰았습니다. 말로만 듣던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군의 해안 도로를 따라 좁은 국도를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동해나 서해와는 참 많이 다른 자연 풍경에 가슴이 뛰는 걸 느꼈습니다. 계단식의 파란 보리밭이 시야를 넓혀 주고, 햇살 받아 반짝이는 바다는 잔잔한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1024번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려도 보이는 것은 산과 바다, 논밭뿐이었습니다. 간혹 마주치는 경운기와 낯선 곳에서 본 꽃상여, 전선줄이 엉켜 있는 긴 전봇대와 나이 드신 분들의 허리 굽은 모습은 서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설렘과 안타까움이 묘하게 교차할 때 즈음 최종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막상 그곳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감이란…. 겨울이라 그런 거겠지, 봄에 오면 정말 예쁘겠네, 단 두 마디밖에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 속에서 본 다랭이 마을은 또 하나의 겨울로 제 마음에 남아 버렸습니다.

‘다랭이 마을’ 한곳을 보기 위해 그 먼 남해를 찾으라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간의 지루함을 감내하면서도 문명의 이기로 파괴되지 않은 자연을 보고자 한다면 이곳 남해군(郡)을 한 번쯤 찾아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놀 시설도 없고, 잠자리도 편하지 않으며, 교통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이라도 스쳐 지나 보았다면 언제고 다시 한 번 찾게 될 특별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곳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일년 365일을 늘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 단 하루쯤은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될 그런 곳이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네요. 지나치면 되돌아오면 되고, 모르는 길은 둘러 가면 될 이곳에서 삶의 또 다른 여윳길을 찾았으면 합니다. 이곳 남해는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걸 제게 또 한 번 알려 준 특별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 내내 행복했구요….


논밭과 바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남해 마을의 특징. ●● 물건항의 정겨운 풍경. ●●● 남해는 산세가 낮고 부드러워 전반적으로 엄마 품처럼 잔잔한 느낌을 전한다. ●●●● 드라마에 나온 바람에 유명세를 탄 물건항의 등대.


“남해를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대전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간 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빠지세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마음에 드는 길로 가시면 됩니다. 남해대교를 건너도 되고, 창선·삼천포 대교를 건너도 남해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구태여 가는 길에 연연해 하지 마세요. 도로 이정표에 눈을 고정하다 보면 정작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되니까요. 남해를 어떻게 가라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이것만은 챙겨 가세요. 남해 군청(www. namhae. co. kr)으로 들어가서 문화관광 사이트를 클릭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관광 안내 지도를 다운받으세요. 그것 하나만 있으면 아주 편하게 남해를 돌아볼 수 있답니다. 아, 숙박 시설요? 곳곳에 민박집과 펜션이 즐비합니다. 사전 예약도 좋지만 성수기만 아니라면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경치 좋은 민박집에서 묵을 수 있을 거예요. ”


창선·삼천포
대교의 야경. 5개의 섬을 이어 만든 다리로 각각의 다리가 다른 공법에 의해 설계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라 작은 배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포구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해 서정적인 시골 마을처럼 여겨진다. 같은 남해 바다지만 느껴지는 이미지는 모두 제각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