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體育. 演藝分野

김연아 시니어피겨 사상 첫 금메달

鶴山 徐 仁 2006. 11. 19. 20:23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마침내 세계를 제패했다.

▲ 김연아
김연아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184.54점으로 11명의 선수 중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규정종목) 1위(65.22점)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자유종목)에서도 119.32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것. 한국 선수가 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피겨가 한국에 도입된 지 100년 만에 처음이다.1차대회 우승자인 일본의 맞수 안도 미키는 2위(174.44점).

두 차례의 그랑프리 대회에서 각 3위와 1위로 종합 2위에 오른 김연아는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회는 6차례의 그랑프리 대회 성적을 종합, 상위 6명에게 출전권이 주어진다.

밴쿠버올림픽의 주역으로

김연아의 우승은 피겨 불모지인 한국 빙상계에 충격과 희망을 함께 심어 주었다. 열악한 국내 환경과 비인기 종목의 설움, 지지부진한 후원 등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까운 것. 한국에 서구식 스케이트가 선보인 지 10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서양인에 견줘 불리한 신체조건 등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피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양인에게는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일본이 막대한 투자로 세계 정상그룹에 합류하면서 신체적 단점은 극복가능한 것으로 점차 인식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김연아는 ‘나홀로’ 힘으로 세계 정상이라는 큰 일을 해낸 것. 김연아의 시니어무대 우승으로 한국은 2008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부풀리게 됐다.

승부근성과 점프력이 우승의 요체

김연아는 타고난 재능에 강한 승부근성이 최대 강점이다. 특히 점프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김연아의 전 코치였던 김세열씨는 “많은 선수들을 지도해 봤지만 김연아의 관절 탄력성은 언제 봐도 놀랍다.”고 말했다. 트리플, 더블 악셀 등 공중회전의 기본이 높고 정확한 점프력인 만큼 김연아는 기술적인 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승부근성도 큰 일을 해내는 데 한몫했다. 한마디로 나이답지 않게 ‘배짱’이 두둑하다.

아버지 김현석(50)씨는 “연습 때보다 경기장에서 더 잘하는 아이”라고 김연아를 평가했다. 평소엔 조용하고 말수가 적지만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또 자기주장이 뚜렷해 어머니와 자주 입씨름을 하기도 한다. 물론 부족한 점도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이번 대회에서 난이도 높은 기술을 초반에 배치한 것도 체력 안배 때문이다.

시니어 무대부터 김연아도 달라졌다. 사춘기이지만 경기에서는 어른스러움이 배어나온다. 프리스케이팅 배경 음악 ‘종달새의 비상’에서는 한 마리의 종달새가 된 듯, 몰입하는 연습을 수없이 반복했다. 시니어 무대인 만큼 얼굴 화장도 무척 신경썼다. 김연아는 음악과 안무에 맞게 자신이 직접 화장을 한다. 피겨에서 선수의 느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기사일자 : 2006-11-20    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