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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자화상`(1901년작). |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인 피카소가 1901년 6월 24일 19세의 나이로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전해 1900년에 이어 재차 파리에 온 피카소는 화상(畵商) C. 보라르와의 친분 덕에 그의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었다.
피카소의 개인전을 관람한 한 미술평론가는 이 무명의 청년화가를 두고 ‘피카소는 화가이다. 근성부터 화가이다. 그는 색채를 색채로서 찬미하고
있다’고 격찬했다. 파리에서의 데뷔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반향과 달리, 작은 체구에 까만 피부의 스페인 출신 청년화가 피카소의 그림은
단 한 장도 팔리지 않았다. 청년시절을 모국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피카소는 그 즈음 캬바레나 선술집을 강렬한 색채와 역동감 넘치는
터치로 그려냈다. 그러던 어느날 풍운의 꿈을 안고 파리에 동행했던 절친한 친구 카사게마스가 실연으로 권총 자살을 한다. 이 소식은 피카소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그는 이 때부터 온통 푸른색으로만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1901년부터 1904년까지 계속된 `청색시대`의
시작이었다. 로맨틱한 파리생활의 또 다른 얼굴에는 잔인한 고통, 정신이상이 될 것 같은 현실이 있었다. 질병과 추위, 배고픔을 체험한
피카소는 밑바닥 삶의 근원적 외로움을 짙푸른 청색을 통해 나타냈다. 이 시절 파리에서의 체험은 향후 그에게 사회 저변에 꿈틀거리는 어두운
존재들을 어두운 파란 색을 주조로 그리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