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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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감축' 하필 APEC때… "한국이 부시에 한방"
한미 정상회담에서 여러 성과도 있었지만 미국 국민들은 부시 대통령이 한국에 가서 이라크 파병 감축이라는 ‘선물’만 받은 것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18일 한미정상회담 다음날 여당과 국방부의 당정협의에서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를 1000명 줄인다는 보도가 나와 외신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내에서 들끓는 이라크전 공방전 등으로, APEC에서 토론된 어떤 이슈들도 이라크를 누를 만큼 주요
뉴스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백악관 관리들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포스트는 특히 “부시의 참모들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감축 방침을 다뤄야
했는데, 부시와 노 대통령은 함께 절에 가 종을 치고 영원한 우정을 약속했으나 노 대통령은 파견감축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부시의 이라크에서의 수고가 한국에서 또 한 방 먹다’라는 제목을 달았고, AP통신은 “백악관을 놀라움에 빠뜨렸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한국이 부시에 한 방’이라고 보도했다./워싱턴=허용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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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지위' 얻어… "중국, APEC 주도국 부상"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가장 소득이 컸다. 한국과는 APEC 직전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중국이
염원하던 ‘시장경제 지위 국가’ 대우도 선물로 받아 냈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식도
가졌다. 남미 국가와는 처음 체결한 FTA다.
중국 언론도 “APEC 기간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정상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국제뉴스 전문일간지인 참고소식은 19일 외신들을
종합·인용해 “중국이 14년 전 APEC 회의에 처음 참가했을 때는 덩치만 크고 우둔했으나, 이제는 세계 주요 경제포럼의 지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중국이 APEC의 주도적인 역량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베이징=조중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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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실상 외면'… "일, 아시아 외교서 실패"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9일 누리마루 APEC 회의장에서 정상회담 선언문이 발표되는 동안 눈을 꾹 감고 있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아시아 외교 실패’라고 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측과는 개선의 실마리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전했고, 요미우리 신문은 “한일 정상회담은
서먹서먹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했다.
그나마 국제 회의에서는 일본과 정상회담을 해오던 중국은 이번엔 철저히 외면했다. 18일 밤 만찬장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고이즈미
총리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최고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마이니치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는 미·일관계가 좋을수록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도쿄=정권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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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가입 지지 확보… "러, APEC 징검다리 활용"
러시아는 APEC 회원국이지만 아시아·태평양 국가라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도 APEC에선 주연이라기보다는 조연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부산에선 짭짤한 소득을 일궈냈다. 무엇보다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의 지지 의사를
받아냈다. 정상 공동선언에 지지 의사를 명시했고, ‘WTO-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 특별성명’에도 그 취지를 반영했다. 한국 정부로부터는
‘시장경제 지위국’ 대우도 부여받았다.
러시아 언론으로부터는 부산 APEC을 아시아 외교의 징검다리로 절묘하게 이용했다는 평을
받았다./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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