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은 매 2일과 7일에 장이 선다.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즉, 5일장이다.
사실 정선장날이 유독히 특별한것은 없지만 정선지역이
갖는 아련한 향수 비슷한 느낌....
서울에서 보노라면 어쩐지 외지고 멀다는 생각과
태백, 고한, 영월, 정선, 제천.....이런 지명들이 주는 신선한 느낌들이
어우러져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게다가 증산역에서 구절리까지 (지금은 아우라지까지) 다니는 꼬마열차 이야기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가슴 깊이 와 닿는데
그런곳에서 장이 선다니.........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
그리하여 나선 정선 장날이다.
정선을 간다면 원주에서 평창을 지나 비행기재를 넘어 정선읍으로 들어가는 코스가
정석이지만
기왕에 그곳까지 간김에 주변을 돌아보리라하면
제천 - 영월 - 신동 - 남면으로 해서 정선소금강과 화암약수, 화암동굴등을 둘러보는것도 괜찮은
코스일듯~
그리고 장날에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까지 기차가 운행하고 있으므로 비교적 편안하게 다녀올수도 있다.
정선 장은 정선읍 농협앞에서부터 시작된다.
<정선읍 농협앞.....여기부터 장이 선다....
장날이면 외지인까지 몰려들어 매우 혼잡하여 주차안내등 도우미들이 배치되어
도와준다.>
<장이 선 모습.....>
<어김없이 등장하는 강원도 찰옥수수, 옥수수막걸리....>
<서울 황학동 시장을 무색케하는 골동품(?)들....... 가격도 만만치는 않다>
<대체로 약재종류가 많이 눈에 띈다..... 황기 묶음이 왼쪽 앞에 보인다.....>
<여기는 아예 작은 한약방인듯...... 국산과 수입산을 명확히(?) 적어놓았다.>
<시골 할머니가 손수 농사지은 소채 몇가지를 놓고 좌판을 벌였다. 찾아온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시골이니만큼 농기구종류를 만들어 파는 이동 철물점......>
강원도 정선지역의 먹거리하면 일단 곤드레나물밥과 콧등치기 국수가 생각난다.
그중에서 콧등치기란 옛날 ‘떼꾼’들이 장국에 말아 먹었다는 손가락 굵기만한 국수를 말한다.
메밀로
만든 국수는 국수발이 길고 넓어 국수발 끝을 입에물고 쭉 빨아댕기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메밀로 만든 칼국수인 셈인데 우거지 된장국에 말은 국수라고 보면 되나
이번에 가서 먹어본 콧등치기는 여름이라서인지 냉국에 말아주어서 시원하게 먹을수
있었다.
곤드레나물은 서늘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잘자라는 다년초로서 자생지 분포는
넓지만 정선, 영월, 평창지역이 많다.
그 생긴 모습이 취나물과 비슷하여 취나물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곤드레와 취나물은 엄연히
다르며
털이 많고 억센 취나물에 비해서 곤드레는 연하고 부드러워 먹을때 씹히는 맛이 야들야들하고,
삼킬때도 매끄럽다.
곤드레는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으로 하는데 데쳐서 우려내어 건나물, 국거리, 볶음용으로 이용하며
무기성분,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산채이며 빈궁기에는 구황(救荒)식물로
이용되기도한 유용한 산채이다.
맛있게먹는법
곤드레나물밥의 식탁은 기본적으로 된장찌개와 3가지 장, 6~7가지의 찬으로
구성됩니다.
이 3가지 장은 양념간장, 막장,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드실 때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실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곤드레나물밥 자체에 나물과 기름이 들어있어 다른 반찬과 비빌 때 별도로 기름을 넣지
않아도 산채나물밥이 된다.
그리고 된장찌개를 곁들여 드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주의하실 것은 한꺼번에 밥을 비비다보면 본인의 취향에 맞는지 알 수 없고, 밥이 쉽게 차져서 그
맛이 경감될 수 있으니
처음 먹을때에는 각각의 장으로 밥의 일부만 비벼서 맛을 보고, 입맛대로 비벼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곤드레나물밥을 이렇게 미화해서 얘기하기에는 우리네 삶의 질곡의 역사가 너무나
절박하다..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힘들었다는 얘기가 불과 몇십년 전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일이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헛헛해진다.
척박했던 그 시절, 밥때는 한차례의전쟁과도 같았을 것이다.
곤드레는 강원도 영서지방에서 주로 나는 산채다. 1년생 야생초로 사시사철 척박한
땅에서도 쑥쑥 잘 자란다.
애써 농사를 지어도 보리 서말 얻기 힘든 화전민들에게, 이 죽을 줄 모르는 잡초는 아주 모진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기야 이 모진 것이 열에도 쉽게 물러지지 않아 밥과 함께 지어 먹을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기특한
것이 됐다 하는 게 맞겠다.
이 곤드레 나물을 넣어 밥을 지어 먹는 것이 곤드레밥이다.
거무튀튀하게 지어진 밥에 강된장이나 양념간장을 얻어 쓱쓱 비벼 먹는 초자연식 밥!
보릿고개면 하루가 멀다 하고 서글프게 푸르디 푸른 곤드레 나물을 뜯어다 밥을 지어 먹었을 것이다.
말이 밥이지 밥알 찾기가 더 힘든 시커먼 곤드레밥상이 들어오면 어린것들은 숨 죽은 나물마냥 풀이 죽었을
것이요,
어미의 속은그 시커먼 밥마냥 새카맣게 타지 않았을까.
<장터의 여기저기에는 먹거리가 행인들을 잡아끈다....
한 아주머니가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기름을 둘러 전을 부치는 중이다>
<강원도식 전병이다....수수전을 얇게 부친후 미리 잘 다녀놓은 김치로 만든 속을 넣어서 돌돌
말아 먹는다>
<이것이 콧등치기.... >
<이건 옥수수를 갈아 반죽한 올챙이 국수이다........ 모양도 맛도 꽤
괜찮다>
<전병하구 콧등치기, 올챙이 국수를 놓고 옥수수막걸리를 한잔하니 세상 부러울게
없더이다.....ㅎㅎ>
정선 장날은 농협앞 골목을 중심으로 들어서는데
중간에서 왼쪽으로는 기존의 재래식 시장, 즉 상설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한약재와 농기구등이 많고 기타 먹거리가 푸짐하고 싸게 먹을수 있다.
사실상 서울등 대도시에서 간 사람들이 선듯 필요해서 사올만한 살거리는 없어보이지만
아련한 향수와 함께 호기심어린 발걸음들이 꽤나 분주하게 엉켜드는 장터이다.
이렇게 정선 장을 둘러보고 그냥 돌아서기에는 너무 섭섭하여
가까운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을 돌아보기로 했다.
<휴양림 입구의 얼음동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하다~~~>
<바깥 기온이 30도가 넘는 무더위인데 동굴 앞쪽은 영상 6도.....시원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다....
동굴 길이는 500 - 1000m로 추정하며 앞으로 내부를 개발할 예정이라 한다.
동굴입구에는 삼복에도 얼음이 있다고 한다....그래서 얼음동굴이라나?>
<휴양림 안쪽의 계곡.....>
<휴양림내의 통나무 집..... 그림같다.>
이렇게 가리왕산 휴양림과 정선 장날 구경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하여
정선에서 진부로 넘어가는 59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다보니 백석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116m의 백석폭포는 도로에서 볼수있어 그 맛이 더 상쾌하다.
<백석폭포의 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