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부부 Fun더하기 이병준입니다.
몇 달 전 조금 난감한 강연제안을 받았습니다. 모 중학교에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전체가 모일 공간이 없어 두 반은 시청각실에 모이고 나머지는 교실에서 비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듣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강연을 듣는다는 건 강연의 가장 기본관계인 강사와 청중의 관계에 대한 편법이긴 하지만 그래도 속으로 천만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일단, 비디오로 보는 아이들은 듣든 안 듣든 일단 제 눈에 안 보이니 모를 일이었고 두 반 정도의 아이들이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에서라면 그나마 집중을 시킬 수 있겠다 싶어서입니다.
강사의 무덤은 무반응하는 청중이 있는 자리
강연가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할 때는 무반응일 때입니다. 차라리 반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그 반감을 역이용해서 문제를 풀어갈 수도 있다지만 무반응으로 일관할 땐 참 난감하고 힘겹습니다.
저도 몇 해 전부터 중고등학생 특강을 가지 않는 것은 그네들의 눈빛에서 총기대신 분노가 차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요,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니 강연에 대한 집중은커녕 듣는 것 자체를 처음부터 안합니다.
자기 학교의 교사는 아닐지라도 특강 강사는 교사에 준하는 권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아이들은 그에 따른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선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숨도 나오고 화도 나지만 오히려 그 아이들이 불쌍해지는 것은 그네들이 받는 제도화된 교육에 의해서 세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생기고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가 이토록 많이 제공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가장 불행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어느 집 중2병 아들을 치유한 사례
중2병에 걸린 아들 때문에 상담을 오겠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왔습니다.
자녀문제 때문에 아버지들이 상담에 온다는 말은 그 아버지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요, 어떤 지침이 주어졌을 때 잘 시행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구나 이 집은 그동안 아버지가 원칙을 가지고 시행을 잘 해 왔던 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성장하면서 충돌이 생겼고 그에 따라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으려고 상담에 온 경우였습니다.
원칙을 지키고 있다면 굳이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썩 달갑지 않게 여기더라도 나중에 사회생활을 할 때가 되면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부모를 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집은 두 가지 지침을 주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 6시에 저녁식사를 겸한 가족모임과 토요일 오후에는 온 집안을 대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검열은 아버지가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아이들은 거친 언어와 무례한 행동이 급격히 줄고 겉보기에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육의 기본은 정리정돈
그 집의 아이들 행동이 빨리 고쳐진 것은 정리정돈을 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깨끗한 상태일 때 그것을 그대로 유지시키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지저분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죠.
치우기는 싫었지만 집의 원칙이니 대청소를 했고, 대청소 하고 나니 가족공동의 공간인 거실이나 자기방이 더렵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되고, 또 그렇게 자기 방이 정리가 되니 자기 할 일에 대해서 보다 더 분명한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육은 지식습득이겠지만 사람공부는 정리정돈이 기본입니다.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필요 있는 것은 가지런하게 배열하는 것, 그것이 정리정돈의 개념입니다.
마음도 똑같아서 매일 매일 정리정돈을 생활화하는 사람은 언제나 행복하기 마련입니다.
넷향기 가족여러분!
이번 주 주말에 나들이 대신 온 집안을 대청소해 보시는 것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