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넷향기] 이병준 대표의 "덕분에..."

鶴山 徐 仁 2017. 3. 27. 19:25

덕분에...

이병준

안녕하십니까? 부부 Fun더하기 이병준입니다.
지난 2월 중순, 먼 지방에서 한 부부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들과 함께 저를 찾아왔습니다. 서울 올 일이 오던 차에 꼭 한 번은 들러서 감사인사를 표현하고 싶다며 일부러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손엔 작은 선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아이에게 할 말을 교육시켜놓았는지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합니다.
의미를 알고 하는 말일까 싶지만 그렇게 말하는 아이도 예쁘고 그렇게 하도록 교육한 그 부부도 참 예뻤습니다. 남편과 아내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고 아이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합니다.


절박했던 5년 전

5년전에 아내쪽에서 결혼 후 너무 힘겨운 상황에서 이혼을 결심하고 아이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에 우연히 제가 어느 방송에서 강의한 내용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5년 전에 아내가 보냈던 메일이었습니다.
“어제 **방송에서 강의하신 내용을 듣고서 ‘그래! 이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라는 생각으로 박사님 책을 인터넷으로 조회하던 중, 이리저리 찾다가 우연히 박사님 핸드폰 번호가 있어서 저장했다가 오늘 전화를 무작정 드렸습니다. 혹시 모르는 전화인데, 많이 바쁘실 텐데, 받으실까? 전화를 걸며 고민하는데 전화를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방이다 보니 마땅히 상담을 받고 싶어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었고 살면서 여러 번 위기가 있었지만 정말 내게도 문제가 있나 싶어 상담을 받고 싶었는데 그때는 이만큼 절박하지 않았나 봅니다. 감정이 복받치고 얘기를 하려면 저는 눈물이 앞을 가려 감정적으로 말이 막힙니다...”


안내자의 말을 신뢰하고 따르기를 

상담내용이야 공개할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문제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풀어가는 것은 작은 단위로 나눠야 한다는 점입니다.
문제가 많다는 것은 풀어야할 양이 많다는 뜻이지 어렵다는 개념과는 다소 다릅니다. 어렵다면 단위를 좀 더 작게 쪼개서 다룰만한 크기로 다뤄야 합니다.
그래서 시작하면서 한 가지만 부탁을 했습니다. 상담자가 시키는 대로, 즉 안내하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의 이성으로 이해가 안 되고 다소 억울하고 또 불합리하다 느낀다 하더라도 안내자가 시키는 것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엔 대면상담을 두세 번 하고 관계패턴을 확인한 후부터는 이메일을 통해서 지침을 주고 변화의 추이를 확인했습니다.
이혼을 생각할 정도로 절박하고 암담한 상황이었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출발한다는 각오로 막상 직면하기 시작하니 의외로 문제가 빨리 해결되었습니다.
남편이 변했다기보다는 남편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바뀌었고 그동안 문제에 가려 보지 못했던 남편의 장점을 보게 된 것입니다. 자연히 비난과 요구사항이 줄어들게 되었고 남편도 아내의 변화를 감지하고 자신도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이후로 명절 때마다 카카오 톡으로 인사를 전해 오고 그 지방근처에 강의를 갔었을 때는 강연장에도 와서 인사를 했던 부부였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게 된 시점에 부부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때 만약 우리가 그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저 아이가 입학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제대로 감사를 표현한 적이 없다며 언젠가 날을 잡아 마음표시를 하자며 온 것이었습니다.
저의 도움 덕분에 행복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분들에게 저 또한 두 분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안내하는 대로 군말 없이 따라 준 덕분에 문제를 해결했으니 저에게도 좋은 사례로 남게 되었고 두 사람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늘 흐뭇할 것이니까요.

넷향기 가족 여러분!
‘때문에’라고 여기면 모든 일이 그렇게 맞춰지고 ‘덕분에’라고 여기면 모든 일이 그렇게 맞춰집니다.
심리학에선 이것을 확증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혼자만의 생각에 늪에서 헤매지 말고 탁월한 안내자를 찾아 만나고 그분 덕분에 내 인생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