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對南赤化(공산화)통일 전략 노선인 고려연방제(高麗聯邦制)는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통일의 ‘3대 원칙’으로 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 從北세력이 주장하는 ‘자주’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철수’를 의미한다. 북한은 노동신문(1987년 6월15일자)을 통해 “자주-민주-통일을 이룩하는 길은 파쇼독재를 철폐하며 美帝식민지 통치를 종식시키는 데 있다”면서 주한미군철수를 선동해왔다.
최근에는 ‘美帝침략군의 철수는 절박한 민족사적과제’(2012년 9월8일자 노동신문)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우리 민족이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룩하자면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미제침략군을 하루빨리 철수시키고 괴뢰통치배들의 친미사대매국정책을 끝장내야 한다”고 했다.
고려연방제의 두 번째 원칙인 ‘평화’는 미국과의 ‘평화협정’ 또는 ‘평화체제’ 구축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평화는 전쟁의 반대개념으로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과 從北세력이 주장하는 평화는 “자본주의가 완전히 말살된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이들이 주장하는 평화는 계급 투쟁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북한과 從北세력은 전쟁의 유일한 원인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美國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美제국주의를 타도하고 모든 자본주의를 없애 버려야만, 즉 全 세계가 공산화 되어야만 평화가 이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례로 ‘평통사’(상임공동대표 홍근수) 등 從北단체는 “국보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을 더 없이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평통사 홍근수 대표 논설집 中)”, “평화체제 수립에 조응해 주한미군을 철거시키고 자주통일로 매진하자(평통사 2006년 4월4일 성명)”면서 평화체제 구축을 선동해왔다.
고려연방제의 세 번째 원칙인 ‘민족대단결’은 남한 내 ‘공산주의 활동의 보장’ 및 ‘민족공조’를 의미하는데, 이는 직접적으로 국보법 폐지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북한과 從北세력이 줄기차게 국보법 폐지를 주장해온 이유는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필수 법망(法網)인 국보법이 사라지면 북한의 主體思想 확산과 주한미군철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민주당의 김태년, 오영식, 우상호, 이인영, 정청래, 최재성 등 전대협 출신 의원들은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4년 10월20일 국보법 폐지안에 모두 서명했었다.
이들 전대협 출신 의원들과 함께 당시 국보법 폐지안에 서명했던 인사들로는 신기남, 양승조, 우윤근, 유기홍, 유승희, 강기정, 강창일, 김영주, 김재윤, 전병헌, 조정식, 윤호중, 이미경, 이상민, 이석현, 김춘진, 김현미, 노웅래, 민병두, 최규성, 최재천, 한명숙, 노영민, 문병호, 윤호중(총31명)으로 이들 모두 지난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從北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SNS발언. 從北-左派와 싸우는 우파세력을 문제삼고 있다. |
이와 함께 북한이 민족대단결 원칙과 관련해 ‘민족공조’를 내세우는 이유는 核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따른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에 맞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대처해 나갈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민족공조를 통해 남한으로부터의 對北지원이 민족 고유의 相扶相助 전통에 의한 것이라는 對南논리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 정권은 사실상 미군철수나 다름없는 韓美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를 미국과 합의했기 때문에 통일의 3대 원칙 가운데 ‘자주’를 달성한 정치세력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평화’(평화체제-평화협정 체결: 전제조건 주한미군철수)와 ‘민족대단결’(공산주의 활동 합법화, 민족공조, 국보법 폐지)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북한의 對南전략이 바로 ‘낮은단계연방제’이다. 낮은단계연방제는 ‘높은단계연방제’(한반도 전체의 공산화) 통일방안과 달리 선결조건(주한미군철수, 국보법철폐, 민족대단결)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선결조건이 없는 것이 이 안(案)의 가장 큰 함정이다. 이유는 남한과 북한이 낮은단계연방제에 따라 통일을 하면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게 되는데, 결국 外國軍(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철수 이후에는 국보법 철폐와 공산활동 합법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높은단계연방제로 귀결된다.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관련자료] 정전협정 체결 54주년 기념 성명
제목: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 평화체제다
오늘은 정전협정 체결 54주년이 되는 날이다.
2년이 넘는 협상 과정에서 나온 정전협정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였다. 그러나 미국은 정전협정의 서명이 채 마르기도 전에 정전협정을 파기하려 하였다. 협정의 발효 후 3개월 내에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여 모든 외국군대의 철거 및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의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정전협정 4조 60항에 따라 1954년 6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 열린 19개국 외무장관회담은 미국의 억지 주장으로 결렬되고 말았다.
이후 미국은 정전협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주한미군을 50년 이상 한반도에 주둔시키며 핵무기와 첨단 무기를 대대적으로 반입하고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명하에 주한미군의 전면적인 전력증강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침략적인 한반도 패권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한반도 주민들을 더 큰 전쟁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로 인하여 사실상 정전협정은 휴지조각이 된 지 오래다.
이제 더 이상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여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다행히도 북한과 미국은 9.19공동성명과 2.13 초기조치 합의를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부시 미 대통령은 한국 전쟁의 공식 종료선언, 즉 종전선언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으며 미국의 각계 전문가들도 평화체제 수립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9월 이후로 예정되어 있는 6자 외무장관급회담에서 종전선언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평화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국은 앞에서는 종전선언을 운운하면서도 평화체제의 핵심적인 문제인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종전선언의 핵심은 정전협정 60항의 이행, 즉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와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은 소위 북한의 남침을 억제한다는 구실로 한국의 군사적 주권을 장악하고 주한미군을 장기간 주둔시키고 있다. 한국 전쟁과 북한의 남침위협이 미군주둔의 이유라면 당연히 북미종전선언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미군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종전선언에 서명용의가 있다며 주변국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미군철수 없는 종전선언은 공수표에 불과하며 미군 있는 평화체제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양국 군대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무슨 실효성이 있으며 총을 든 평화체제란 가당치도 않은 소리인가. 미국이 진심으로 종전선언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면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며 검증 가능한 실천적 조치를 통해 행동의 평화를 보여 주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알맹이 없는 종전선언이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 평화체제는 말 몇 마디나 종이조각 몇 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직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그 순간 한반도 평화체제가 시작될 뿐이다.
우리는 미국이 기만적인 주한미군 영구주둔 정책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며 진심으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행동에 들어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3대 과업 실현의 해(2007년) 7월 27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