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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單一化한다며 상대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니/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2. 11. 17. 16:57

 

 

[사설] 單一化한다며 상대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니

 

입력 : 2012.11.16 23:05 | 수정 : 2012.11.16 23:22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문제점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문 후보가 확고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면 바로 만나 단일화 문제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잘못이 있었으면 사과한다고 한 문 후보의 진심을 믿는다"고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안 후보가 하는 말을 보면 우리 측이 상당히 부정한 경쟁을 한다고 믿는 건데, 크게 문제가 돼 판이 깨질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안 후보가 주변으로부터 자극적이고 과장된 보고를 받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염려 제기를 존중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한다"고 했다.

안 후보 회견과 문 후보 반응을 보면 이번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에 대한 양측의 인식 차이는 뚜렷하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이 문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기 위해 조직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 '안철수 양보론'을 퍼뜨리고 당원들에게 여론조사에 적극 응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량 살포한 것 등을 들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근들이 일상적인 정당 활동이나 일부 인사들이 사석에서 한 발언을 부풀려 보고해 안 후보가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일화를 한다는 건 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한 쪽을 단일 후보로 세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안 후보가 늘 입에 올려 왔듯이 단일화는 두 세력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의 가치를 제시하고 그 가치 아래 두 세력이 화학적으로 융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상호 간에 최소한의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문·안 두 후보 측 분위기는 딴판이다. 안 후보가 이날 당장 실천을 요구한 "국민이 요구하고 민주당 안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당 혁신 과제"가 무엇인지를 두고도 서로 견해가 다르다. 한쪽에선 안 후보 요구가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한 것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선 "누구 목을 치라는 게 아니라 계파 중심의 잘못된 정치 행태를 바꾸라는 것"이라고 했다. 문·안 후보 각 진영 안에서도 서로 다른 해석이 나돌았다. 이러다 보니 서로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도대체 무얼 하라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불만과 불평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문·안 후보는 곧 다시 만나고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겠지만, 지금처럼 추상적인 말로 빙빙 돌리거나 동문서답(東問西答)식 알쏭달쏭한 선(禪)문답으로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 단일화한다면서 당사자들이 서로 상대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니 국민이 그 말을 어떻게 알아듣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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