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30 22:32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줄다리기를 앞두고 야권 장외(場外) 세력이 대선판을 휘젓고 다니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선거판의 단골손님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이 중심이 된 옛 재야(在野)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8월 말 안철수 후보의 출마를 강권하더니 지난 25일 "문·안 후보가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며 일정까지 내밀었다. 백 교수 등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과 친노(親盧) 세력 결집체인 '혁신과 통합'의 등을 떠밀어 민주통합당으로 합당을 성사시켰다. 이들은 이어 '단일화 필승론'을 명분 삼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선거 연대를 하도록 했으나 통합진보당 내 주사파 잔존 세력의 문제가 불거져 야권의 총선 패배를 불렀다. 문학평론가·신부님·목사님·스님 등 갖가지 직업의 인사들로 구성된 이 원탁회의 멤버들은 총선 패배에 대해 아무런 책임감도 표시하지 않은 채 대선판이 다가오자 다시 정치 중개업(仲介業)에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30일 단일화 3단계론을 제시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와 '문재인의 새로운 정치'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조 교수의 단일화론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매우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반겼지만 안 후보 측은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부했다. 안 후보 측은 조 교수가 내심(內心)으로 문 후보 측 의사를 대변하고 있다고 경계한 것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29일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각자 강 전 장관과 맺은 인연을 강조하는 덕담을 했다. 강 전 장관은 '야권 단일 후보는 민주당 당적을 가져야 한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시기상조"라면서 안 후보 쪽 손을 들어주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지난 27일 "문·안 후보의 단일화가 안 돼 정권 교체에 실패하면 프로방스(프랑스 남부)로 이민 가겠다"고 했다. 황씨는 2009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해 "이명박 정부는 중도 실용"이라고 했다.
장외 세력은 큰 선거 장(場)이 설 때마다 공정한 심판인 양 흥정을 붙이겠다고 나서지만 선거판에서 이들이 어느 편을 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선거 중개업자들이 겉으로 엄정 중립인 듯 위장하는 것은 그래야 상대를 거래 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도 이 중개업자들의 손을 뿌리쳤다가는 야권의 공적(公敵)으로 몰리기 십상이고 이들의 연출 솜씨에 올라타야 흥행(興行)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간의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돕는 법인데 이 나라 정치판의 중개업자들은 집을 내놓은 사람, 사겠다는 사람보다 더 설치며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복덕방이 미심쩍어서도 집 사려는 마음이 사그라질 판이다.
'政治.社會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從北좌파세력 눈치보는 조선일보는 左派매체보다 더 위험” (0) | 2012.11.01 |
---|---|
大選을 망치는 좌편향 선동 기자들 (0) | 2012.10.31 |
[사설] 대통령과 軍 元老에게 막말해야 민주당 훈장 타나/ 조선일보 (0) | 2012.10.27 |
<논평>대선후보는 경기 침체 대비한 경제대책을 제시하라 !! (선개추) (0) | 2012.10.27 |
새누리·선진 합당…朴 "힘 합해줘 감사" (0) | 2012.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