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은 한국정치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했다. 이 국면은 세 갈래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주목할 것은 안철수씨 개인보다도, 안철수 현상 또는 안철수 팔로어들의 존재 그 자체다. 안철수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든 안 하든,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든 안 나서든, 이들 장외(場外)의 풀뿌리 현상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와 2012년 대통령 선거의 무시 못 할 변수가 될 것이다.
안철수 팔로어는 구체적으론 왔다갔다 하는 유권자들, 이것도 저것도 싫다는 무당파(無黨派), 포스트 모던(脫近代) 유권자들, 급진과격은 아니더라도 불만, 식상(食傷), 환멸에 찬 젊은 유목민들이다. 이들 현대의 디지털 유랑민들은 안철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성 정계를 개망신시킬 정도의 놀라운 파괴력을 과시했다. 한번 발동 걸린 이들의 파워는 2012년 대선까지 계속 ‘인정(認定) 투쟁’을 벌일 것이다.
안철수 팔로어는 구체적으론 왔다갔다 하는 유권자들, 이것도 저것도 싫다는 무당파(無黨派), 포스트 모던(脫近代) 유권자들, 급진과격은 아니더라도 불만, 식상(食傷), 환멸에 찬 젊은 유목민들이다. 이들 현대의 디지털 유랑민들은 안철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성 정계를 개망신시킬 정도의 놀라운 파괴력을 과시했다. 한번 발동 걸린 이들의 파워는 2012년 대선까지 계속 ‘인정(認定) 투쟁’을 벌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안철수 현상이 불러온 정치적 효과다. 안철수 바람은 한국 정치판을 ‘범좌파 vs 박근혜’의 결승전을 급속히 앞당겼다. 야(野) 쪽에는 ‘범좌파+안철수’ 퓨전이 들어선 반면, 여(與) 쪽에는 박근혜씨 외의 초대형 경쟁자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범좌파의 화살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박근혜라는 과녁을 향해 날아갈 게 뻔하다. 박근혜씨는 혹시 ‘신비의 연막 속에 싸인 여신상(女神像)’으로 계속 더 머물러 있고 싶을지 모른다. 그러나 상대방이 화살을 쏘아댈 경우 그는 싫어도 창과 방패를 꺼내들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의 비신화화(非神話化)’인 셈이다.
박근혜씨는 그렇다면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는 무엇보다도 지금이 위기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안철수 병 걸렸어요?”라고 뭉갤 일이 아니다. 박근혜의 위기, 한나라당의 위기, 보수의 위기를 읽어야 한다.
박근혜의 위기는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오만한 낙관론이 초래한 위기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죽 쑤는’ 정당이 자초한 위기다. 보수의 위기는 이 두 위기가 보수 전체에 덤터기로 안겨준 위기다. 박근혜씨가 이 세 겹의 위기를 위기가 아니라고 부인할수록 그는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다.
박근혜씨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그는 보수층과 안철수 팔로어를 향해 달라진 박근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차가운 박근혜, 높은 박근혜, ‘임은 먼 곳에’ 아닌, 뜨거운 박근혜, 낮은 박근혜, ‘가까운 당신’을 느끼게 해야 한다. 보수층에는 ‘임 향한 일편단심’의 뿌리를 보여주고, 안철수 팔로어에게는 “보다 나은 대안은 올드 레프트(구좌파)적 근본주의가 아닌 열린 사회의 리모델링”임을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씨의 어려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로, ‘죽 쑤는’ 그대로의 한나라당을 가지고서야 안철수 팔로어는 고사하고 보수 표인들 제대로 묶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직후 보수 일각은 한나라당에 격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좌파 집권을 각오하고라도 한나라당을 그냥 둬선 안 된다.” “한나라당에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
박근혜씨는 이런 말들이 ‘이명박 한나라당’을 향한 것일 뿐, 자신은 거기서 비켜 서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박근혜씨는 원점으로 돌아가 시계(視界)를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창조적 파괴’의 충정을 알 것이다. “대한민국은 태어나길 너무 잘한 나라”라고 믿는 이들과 희망을 나누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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