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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스크랩] 山房閒筆 / 서울은 시방 전쟁 중(대구일보, 2011.8.22.월)

鶴山 徐 仁 2011. 8. 23. 21:13



서울은 시방 전쟁 중



서울은 시방 전쟁 중이다. 이 전쟁은 이틀 후인 모레 24일이면 일단은 끝난다.
주민투표에 붙여지는 두 안은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토록 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 안과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 실시’라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전면적 무상급식’ 안이다. 그러나 이는 ‘무상급식’을 두고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이지만, 실제로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와의 전쟁이다.
서울시 총유권자 838만 7,278명 중 33.3%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야 개표가 이루어지며, 투표자 50% 이상이 무상급식에 반대표를 던져야 ‘무상급식’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고, 그래야만 망국으로 가는 복지 포퓰리즘의 싹을 자르게 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8월 16일 서울의 19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32.7%로 개표 조건인 33.3%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가급적 투표하겠다는 응답 39.2%를 포함하면 ‘투표의사 있음’ 의견이 전체적으로 71.9%였다고 밝혔다.
또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단계적 무상급식과 전면적 무상급식 방안에 대한 조사에서는, ‘단계적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1.2%로 높게 나타났고, ‘전면적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1.4%, 모름/무응답 의견이 7.4%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 조사 결과 중 필자(筆者)의 눈을 의심케 한 것은 학생 72.7%가 ‘단계적 무상급식 방안’ 의견에 찬성하여 직업별로 본 조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었다.

한편, 한겨레신문의 주민투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잘 하는 일’ 59.2%, ‘잘못된 일’ 36.7%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런데 주민투표 이전부터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와 민주당이 한편이 되어 서로 물고 물리는 고소·고발전이 본격화되고 있으니 결과에 관계없이 서울이 걱정스럽고 나라가 걱정스럽다.
‘단계적 무상급식’이냐 ‘전면적 무상급식’이냐 중 어느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주민투표에 참여하는 서울 시민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도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어떤 모임인지는 몰라도 기자회견을 열어 "전면적 무상급식이 인권이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인권의 이름으로 거부한다."고 밝히며, 시민들에게 주민투표를 거부할 것을 호소했는데, 이는 ‘인권’ 정의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분명 합법적인 투표권 행사를 막는 범법 행위이다. 이러한 것이 과연 자유이고 이러한 것이 과연 민주주의인지 필자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 12일 TV 공개토론회에서 ‘전면적 무상급식 안은 망국적 표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오 시장의 지적에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과잉 이념으로 덧칠하지 말라.’고만 했을 뿐,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의 핵심인 초 · 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필요한 연간 4,500억 원 이상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대안 없이 ‘무상급식은 좋은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4,500억 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사용 가능한 교육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기에, ‘전면적 무상급식’을 할 경우 교육환경 개선사업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학교는 좋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한 곳이지 무료 급식을 위한 곳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 재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되어야 하기에 결과적으로는 서민의 부담만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은 여러 나라의 선례(先例)에서 보듯 대규모 국가 재정 긴축 사태를 몰고 올 것이며, 그 고통은 결국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유권자인 서울 시민들은 분명히 알아야만 한다.

어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 실패 시 시장 직을 사퇴하겠다고 함으로써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위정자가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이다.
그런데 모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라는 분이 점쟁이라도 된 듯 “주민투표는 33.3%가 넘지 않으며 주민투표 안은 무효처리가 된다.”고 예단까지 하고, “주민투표는 투표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불참도 권리이고 한 표를 행사는 하는 것”이라 했다 하니, 필자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말을 다시금 생각해 보며 합리화에 익숙한 잘못된 지성의 궤변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동기회
글쓴이 : 村長(김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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