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오바마 시대의 불확실성

鶴山 徐 仁 2008. 12. 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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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대의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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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의 운전석에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 당선자가 핸들을 잡고 있다.

  • 그 옆의 조수석엔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 내정자가 타고 있다.

  • 클린턴 내정자는 몸을 왼쪽으로 숙여 자신이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하려고 한다.

  • 오바마 당선자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 오바마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처할 수 있는 상황을 풍자한 미국 신문의 만평이다.

  • 사상 유례 없는 경제위기 속에서 출범하는 '오바마 시대'가 직면할 수 있는

  • 혼돈과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다.

        지난달 4일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에게 일방적으로 쏟아지던 찬사가

  • 잦아들면서 그의 시대를 냉정하게 조망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그의 내각 인선(人選)을 집중 분석했다.

  • 그 결과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오바마 내각은 '실용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 노동부 장관에 친(親)노조 인사인 힐다 솔리스(Solis) 하원의원이 지명된 것은 노동정책의 변화를

  • 바라는 '리버럴(진보주의자)'을 충족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켄 살라자르(Salazar) 내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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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빌색( Vilsack) 농무장관, 아른 덩컨(Duncan) 교육장관 지명자는 "보수와 리버럴 양측에 양다리를

  • 걸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국의 이명박 정부도 그렇지만 실용주의를 내세운 정부의 최대 약점은 정체성이다.

  • 정책방향을 파악하기 어려운 '불확실성(uncertainty)'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낸 피터 웨너(Wehner)가 "누군가 오바마 정부의 정치 철학을

  • 분명히 내게 말해줄 수 있다면 아무에게라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살 것"이라고

  • 비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불확실성은 남북한과 관련한 사안에서 두드러진다.

  • 그는 대선 기간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포함, "적국의 지도자를 아무런 조건 없이

  •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백악관 법률고문에 내정된 그레고리 크레이그(Craig)는

  • 북핵 해결을 위해 신정부 출범 후 100일 내에 대북 특사를 파견하자는 제안도 했다.

  • 하지만 오바마 당선자 측의 관계자들 중에서 "대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 당장 북한 문제에서 급진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 오바마 당선자 측이 "6자회담을 계속하겠다"는 원칙만 갖고 있을 뿐,

  •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당선자는 그동안 자동차 문제를 거론하며

  • 한미 FTA 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는 반대로 그의 주변에서는

  • "오바마 당선자가 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일 뿐"이라며

  • 한미 FTA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니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 한반도 문제와 관련, 엇갈린 신호들이 동시에 나와 오바마 차기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을

  •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내년에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경제위기와 맞물려 더 큰 불확실성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 출범을 한 달도 남겨 두지 않은 '오바마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 마련이 시급한데도

  • 국회 의사당이 무법천지가 될 정도로 정치권이 대치하는 모습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 우리가 먼저 단합해서 확실한 정책과 전략을 갖고 있어도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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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하원·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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