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위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13일 세계 경제위기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중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으며 디플레이션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 완화정책을 양대 기조로 하는 후속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장핑(張平)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이를 위해 전국 지방정부 경제담당 고위 당국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금융위기와의 전쟁 수행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장 주임을 회의 개막사에서 “국내와 세계경제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증가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은 12월 생산자물가가 급락하면서 저성장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주석은 13일 중국 경제전문지 재경(財經)이 주최한 연례 고위급 금융포럼에서 “우리는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을 8%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지난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내년에도 비교적 빠르고 안정된 성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성장률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은 충분한 고용과 사회안정을 위해 내년 경제성장 목표를 8%로 정하고 있다”면서 “만약 경제성장률이 6%나 7%로 떨어지면 경제의 질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주석은 세계 주요 경제주체들이 침체국면에 진입했으며 중국도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침체상황에서 중국만이 아무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꿈같은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주 11월 경제지표를 발표했다.수출은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외국인투자자금이 급감하고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각각 2%와 2.4%로 추락했다.
류 주석은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그는 “12월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를 무자비하게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도 이날 포럼에서 “지난 9월 중순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몰락한 이후 중국은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를 빠르고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후속 대책 잇따라 발표
중국 정부는 디플레이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내년 화폐공급량을 17% 늘리고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판공실은 이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당면한 금융촉진.경제발전에 대한 약간의 의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인상을 합친 것보다 3-4%포인트 많은 규모라고 말했다.
이 문건은 이어 국무원은 연내에 정책 은행들에 1천억위안(20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융자하고 상업 은행들이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융자를 확대해 올해 금융 기관의 융자액이 총 4조여위안에 이르도록 권장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건은 또 “금융 부문이 재정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화폐 정책을 완화해 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그 역할을 강화해야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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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원은 안정된 통화량과 대출 증가 규모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자율 인하와 환율의 유연성 문제를 강조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또 사회간접자본시설,에너지 절약,사회사업,삼농문제,보장성 거주 등 5개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장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교통운수를 위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절약과 학교건설 등의 사회사업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임은 “농민과 농업,농촌 등 삼농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면서 “수리사업을 추진하고 중대형 저수지를 건설하며 상수원 건설을 확대하는 사업 등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주 보장을 위해 저렴한 주택을 대규모로 건설하는 토지공급 사업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