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이집트 휩쓰는 '중국 보따리 장수'

鶴山 徐 仁 2008. 2. 26. 22:36

[월드카페] 주택가서 옷 방문판매 "아프리칸 드림 꿈꿔요"

카이로(이집트)=최준석 특파원

 

 

지난 14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북동부 나스르 시티 지역 내 하이데먼. 밤 11시30분이라 주위는 깜깜하나 길가의 한 집에는 유독 사람들이 계속 드나든다. 그것도 얼굴색이 다른 동양인들이다. 간판도 없는 이 집은 이집트 내 중국인 보따리 장수들이 물건을 사가는 도매상. 문을 밀고 들어가니 10여평 남짓 창고형 점포 안에 중국산 의류가 가득 차 있다.

50대 여직원 완(萬)모씨는 "하루 20, 30명이 찾아온다"면서 "낮에 주택가를 다니며 물건을 팔고 밤 12시를 전후해 팔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름도 없는 이 비밀 점포는 2년 전에 문을 열었다. 완씨는 자신의 가게와 비슷한 가게가 카이로에 20곳은 될 것이라고 했다.

 

▲ 이집트 카이로의 북동부 지역인 나스르 시티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17일 중국인 보따리 장수들이 중국산 의류를 잔뜩 넣은 커다란 가방을 짊어진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카이로(이집트)=최준석 특파원
 
이집트 내 중국인 보따리 장사가 붐이다. '아프리칸 드림'을 안고 중국에서 이집트에 관광 비자로 들어온 이들은, 혼자서 혹은 2인 1조로 물건을 잔뜩 넣은 무거운 등산용 백을 메고 카이로와 룩소르, 아스완 등 이집트 전국의 주택가를 돌아다닌다. 이들 중국인 수는 약 5000명으로 추산된다.

하이데먼에서 만난
중국 상인 장모(51·지린성 출신)씨는 "오늘 낮에는 카이로 시내 스무 집 문을 두드렸다"면서 "아랍어는 못하지만 전자계산기에 가격을 찍으며 흥정을 하기에 장사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 보따리 장수가 크게 는 건 1~2년 새다. 값이 싸고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산 물품을 들고 몇 사람이 시작한 가정 방문 판매가 재미를 본다는 소문이 났다. 이어 본토에서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헤이룽장(黑龍江)성,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등 동북 3성 출신이 많다. 한 중국인은 "남방 사람들은 대체로 돈이 많기 때문에 이집트에서 고생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집트 내 중국인 방문판매 붐은, 이집트 당국의 비교적 관대한 처사도 작용하고 있다. 불법 체류해도 처벌이 그리 엄하지 않다. 중국은 이미 이집트에서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2위로 올라서는 등 업체들의 공략도 위협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