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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스아바바 시내와 시외를 왕래하는 버스로 미니 버스보다 차비가 저렴하다. 회사 이름을 안바사 버스(ANBASSA BUS) 혹은 라이온 버스(LION BUS)라고 해서 차량 몸체에 사자 그림이 그려져 있다. | |
에티오피아는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와 9개주로 구성된 연방 민주공화국(The Federal Democratic Republic of Ethiopia)이다. 각 주마다 한정된 주 예산으로 살림을 하기 때문에 현지에 가보면 도시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현재 정치적인 실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의 출신지라는 이유로 유명해진 메켈레 같은 도시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포함해 외국 정부들까지 공을 많이 들여서인지 수도 아디스 아바바 보다 도시 풍경이 세련되어 보인다.
에티오피아는 다른 여타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강대국의 식민지 경험이 없다. 이탈리아가 이 나라를 한번 먹어보겠다고 5년을 싸웠는데 결국 지금 남은 건 에티오피아 저 시골을 가도 누구나 파스타 한 가지는 만들 줄 안다는 것과 좀 사는 집들의 철제 대분이 이탈리아제라는 것 정도. 영국이 왔다간 나라들은 영국풍의 도시경관이, 프랑스가 왔다간 나라들은 프랑스풍의 도시경관이 남아 있는데 에티오피아의 모든 도시들은 자연적 발전 속도를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제 맘대로인 곳이 대부분이다. 아디스 아바바의 경우 아직은 번듯한 건물도 그렇게 많지 않고, 도로 상황도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평균 해발고도가 2,300m가 넘는 고지대이기 때문에 쭉 뻗은 도로를 보기가 힘들다.
도로나 건물은 특별한 재미가 없는 에티오피아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것은 다 재미있다. 오가는 사람들의 피부 색깔이 검다고 다 같은 검은 색 일색이 아니라 그라데이션이 한마디로 죽인다. 도로는 노새와 말들이 같이 사용을 해서 이것들이 버티고 움직이지를 않아 도로 정체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다.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러려니 할 뿐 화를 내거나 죄 없는 운전기사에게 항의를 하지 않는다. 눈을 마주친 현지인이 어깨를 으쓱하며 이방인인 나에게 미소를 날리는데 할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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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를 구간별로 이동하는 미니 버스다. 토요타에서 나온 이 승합차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현지인들이 꼭 미니 택시라고 부르는 이 차들은 지하철이 없는 에티오피아인들의 주된 대중교통수단이다. 멕시코 스퀘어, 피아사, 사르베트 등지에는 정식 터미널은 아니지만 일정 장소에 정해진 구간만 왕복하는 미니 버스들이 방향별로 모여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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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엉망인 차도 돈을 주고 산다. 바다가 없는 에티오피아는 옆 나라 지부티 항을 이용해 무역을 하고 있다. 차들이 지부티항에 도착하면 아디스 아바바 시내까지 차량을 가져와야 하는데 차량 구입비에는 약 $100 정도의 운송비가 포함된다. 차 안은 운전자 포함해서 13명이 앉을 수 있고 조수는 대부분 서서 가는데 밀어넣기를 해 버리면 스무명도 타고 간다. 그러나 미어 터진다고 아무도 항의 하지 않는다. 이 차는 문이 엉성해서 안에서는 열 수가 없고 운전자가 내려서 문을 열어줘야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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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에서 볼 수 있는 소형의 대중 교통 수단 중에서 두번째 형태의 미니택시. 조수까지 11명이 탈 수 있다. 작은 짐이 아닐 경우 큰 짐들은 모두 차 위에 올려야 한다. 가끔 닭이나 작은 가축을 안고 타는 사람들도 있다. 옆에 살짝 보이는 작은 택시는 이 곳에서 ‘콘트락트 택시’라고 부르는 미니 택시. 일정구간을 반복 운행하는 콘트락트 택시도 있고, 가격을 흥정해서 운행하는 콘트락트 택시도 있다. 후자는 가격이 비싸다. 외국인에게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달라는 대로 다 주면 안된다. 구간을 반복하는 콘트락트 택시를 타고 흥정을 해야 하는 콘트락트 택시 가격을 내기도 하는데 콘트락트 택시 정거정이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타기 전에 가격을 알아 볼 것. | |
무엇보다 도로에서 재미있는 게 전세계에서 흘러 들어 온 자동차들이다. 아직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컨셉트차만 없을 뿐 모터쇼를 방불케한다. 이제는 한국에서 구경도 할 수 없는 포니를 이곳에서 구경할 수 있다. 장난감 같은 풍뎅이 모양 차량의 구모델도 눈에 많이 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은 한국의 ‘아토스’다. 토요타처럼 비포장 도로를 마구 달릴 수는 없지만 세금이 토요타 차량의 절반이고, 연비 때문에 선호한다고 한다.
한국에도 자동차 번호판에 나름대로 기호체계가 있는 것처럼 에티오피아서 만나는 차량의 번호판에도 그런 게 있다. 1번은 개인, 2번은 영업용 등 번호판만 보고도 이 차량이 어떤 차량인지 구분할 수 있다. 그 밖에 대사관 차량, UN 차량, AU(African Union) 차량, NGO 차량 등은 또 다른 방식으로 구분한다.
도로는 종로 3가, 압구정 1번지처럼 번호가 붙어 있는 이름이 따로 있지만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고 눈에 띄는 큰 건물이나 그곳에서 있었던 큰 행사 이름들이 그대로 도로이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마스칼이라는 행사를 하는 광장은 마스칼 광장, 근처에 제일 큰 빌딩이 AA 빌딩이라면 AA, 이런 식이다. 이 도로 이름을 잘 알아놔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제대로 타고 또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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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번의 단체번호를 사용하는 NGO가 가지고 있는 9번 차량. 에티오피아에서 모든NGO 차량들은 오렌지색 번호의 번호판을 사용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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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어와 있는 NGO단체들의 차량 번호판. 앞의 14는 단체 번호. 그 다음의 일련 번호는 차량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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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에 들어와 있는 유엔(UN)기구의 차량. 대부분 성능이 좋은 사륜구동 차량들이고차의 앞 부분이나 몸체 등에 멀리서도 눈에 확 띄게 UN이라는 표시를 해 놓았다. 시골에서도 원조 때문에 UN기구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성능 좋은 UN 차량을 구경할 수 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바가지를 씌우려는 택시를 피하기 위해 손을 흔들면 가끔 태워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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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스 아바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프리칸 유니온(AU) 차량 번호판. 원칙적으로 AU 차량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카메라를 들고 왔다갔다 하면 관계자가 와서 잔소리를 한바가지는 한다. AU에는 모로코를 제외한 아프리카의 53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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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인들의 표현에 의하면 기업가들이라고 하는데 에티오피아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차량의 번호판으로 추정된다. 거리에서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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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국가 번호가 20번인 수단 대사관 차량. 한국 대사관은 37번으로 시작된다. 태극기가 꽂혀 있지 않더라도 에티오피아에서 37번으로 시작되는 번호판을 보면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는 센스. 107번으로 시작되는 차량을 보았으니 현재 107개의 대사관이 에티오피아에 있다는 얘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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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도 화물업자들의 차량은 번호판이 다른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육중한 몸집에 화물을 싣고 싱싱 달리는 차들은 ④로 시작되는 이런 번호판을 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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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 차량의 번호판이다. AA는 아디스 아바바를 TG는 티그레이 지역을 의미한다. | |
<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