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기가 백로, 왜가리번식지래. 저기 한번 가보자." 주문진에서 양양으로 가던 도중 언뜻 보였던 '백로, 왜가리 번식지' 안내표지판을 보았던 것입니다. 차를 유턴하여 표지판을 따라 들어간 곳은 '양양 포매리의 백로, 왜가리 번식지'였습니다. "어라? 번식지도 천연기념물인가? 잘못됐나?" 처음엔 천연기념물이라 하면 동식물 정도만 생각했는데, 동식물을 포함하여 광물과 서식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널찍한 저수지가 하나 나옵니다. 시멘트 길 양 옆 모내기를 끝낸 논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을 안쪽으로 들어섰습니다. 도로변 표지판 이후 특별한 표지판이 없어 길만 따라 가고 있는데, 멀찍한 소나무 숲에 마치 눈이 내린 듯 군데군데 하얀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그곳이 백로, 왜가리 서식지였던 것입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쉽게 볼 수 없는 백로와 왜가리가 서식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 뿐 아니라 사진전에서도 많이 나오는 백로, 왜가리의 사진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 나도 한 번 찍어봤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농로 길을 따라 마을 앞에 이르렀을 때 소나무 숲에서는 기이한 소리들이 넘쳐 났습니다. 녀석들이 우는소리인 듯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소리인지라 너무 기이했습니다. 위를 쳐다보니 희끗희끗 왜가리들이 둥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양식인 'ㅁ'형 건축물입니다. 행랑채는 따로 없고 안채와 사랑채로 이루어진 건물인데 대문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부엌이 문 앞쪽으로 튀어 나와 있고, 오른쪽으로는 연이은 방 3개, 누마루, 창고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사랑채는 방을 3개를 만들고 특이하게 앞으로 툇마루를 내었고, 맨 끝으로는 누마루 형태로 건물을 올렸습니다.
천연기념물은 그만큼 희소가치가 크고, 또한 작은 환경변화만으로도 자취를 감추거나 어쩌면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들입니다. 보호라는 측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보호되어야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전까지 사람들이 행했던 자연파괴와 그 환경변화로 인해 천연기념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생명체들도 사라져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곳 포매리 백로, 왜가리 번식지 인근에 있는 매호의 수질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새들의 먹이가 다시 풍부해짐으로써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자연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처음으로 찾아본 백로, 왜가리 서식지에서 사람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모습도 보았고,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자연을 공유하며 살아가야 함을 알려주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문일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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